민주·신당 합당, 범여권 대통합 향배는

2008-06-04     매일일보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3일 합당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향후 범여권 통합논의 향배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벌써부터 범여권 일부에서는 제 3지대론이 어렵게 되고, 새로운 신당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우선 주목을 받는 대목은 이번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특정세력 배제론 철회다. 당초 박 대표는 범여권은 물론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협상 막판까지 이를 고수했으나 양당은 최종합의문에서 이를 제외했다. 이번에 양당은 통합세력의 범위와 관련 "중도개혁주의를 지지하는 제 정파와 시민사회 세력을 적극 포용하기 위해 문호를 개방, 중도개혁 대통합을 추진한다는 문구를 명시했고 기본정책합의서에도 배제론은 제외됐다. 이에 따라 반박(反 박상천)파로 탈당까지 주장했던 일부 의원들의 움직임도 후퇴하고 있다. 신중식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표가 사실상 배제론을 철회한 것"이라며 "합당에는 크게 이견을 보이지 않겠지만 앞으로 대통합을 중심에 둔다는 요구만은 관철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박파였던 이상열 대변인 역시 "이번 합당논의가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같이 민주당 일부 세력의 이탈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들과 제3지대 논의를 해온 열린우리당 지도부 및 정대철 고문 등의 통합논의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탈당파 의원은 "민주당이 통합의 상수였기 때문에 이 상수를 묵과하고 갈 수는 없다"며 "민주당 일부가 이탈하는 제 3지대는 이제 물 건너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대철 고문 측의 문학진 의원은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대통합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아무튼 오늘 통합을 이뤄내 수고했다고 전해 달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장 범여권에서는 양당의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바 있는 유선호 의원은 4일 오전 중으로 신당 참여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유 의원 측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협상과정에서 요청이 왔고 우리도 이번 통합이 중요한 합의이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봐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대통합의 교량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이들의 위상이 격상됨에 따라 앞길이 불투명한 대통합 대신 독자생존 또는 후보 연합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재성 대변인은 "양측의 소통합은 명실상부한 새로운 기득권 세력이 탄생됐음을 의미한다"며 "범여권 내 기존 제 세력의 지분 관계도 복잡한데 이들까지 지분을 요구하고 나설 게 뻔해 대통합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