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 자율주행차 명암 上] 득인가 독인가
시장 규모 2020년 1890억달러→2035년 1조1520억달러우버·테슬라 교통 사고 발생으로 성장에 걸림돌 우려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자율주행차가 미래 산업으로 각광받으며 ‘장밋빛 전망‘을 밝혔지만 잇따른 인명 사고 발생으로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1890억달러에서 2035년 1조152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자율주행차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오는 2020년 중국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스마트 자동차 시장 규모가 600억위안(약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최근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차 도로시험의 전국적 합법화를 골자로 하는 ‘스마트 네트워킹 자동차 도로시험관리 규정’을 발표하고 다음달 1일부터 발효하기로 했다.
이같은 세계적인 시장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선 자율주행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차량호출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교외의 한 교차로에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전기차인 테슬라의 모델X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심각한 교통사고를 냈기 때문이댜.
사실 자율주행차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우버의 자율주행차는 2016년 12월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도로 옆 바리케이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면서 시범운영을 중단했다가 이듬해 3월 재개했다. 하지만 같은달 애리조나에서 우버 택시가 자율주행 모드로 운전하다 옆 차량과 충돌하는 등 사고가 반복됐다.
테슬라도 2016년 6월 플로리다 고속도로에서 모델S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모드로 달리던 중 트레일러와 충돌하며 사망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프랑스 회사인 나비아가 제작한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트럭에 들이받히기도 했다.
이에 미국 의회에선 자율주행 기술을 상대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너도나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던 자동차, 정보기술(IT) 업체도 걱정이 많이졌다.
자율주행차의 교통 사고 사망자 발생 여파로 우버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를 비롯 캐나다 토론토에서 해오던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주요 업체 역시 줄줄이 시험 운행을 멈췄다. 도요타는 미국 캘리포니아·미시간에서 실시해온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한시적으로, 현지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누토노미도 보스턴에서 시행해온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임시 중단한다고 전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개발과 투자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앞선 사고들은 자율주행차 시대의 서막을 여는 동시에 앞으로 업계에서 참고할만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우버가 휘청거리는 사이 후발주자들은 이를 기회로 삼고 자율주행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량 호출분야 경쟁사인 리프트의 존 짐머 리프트 공동창업자 겸 회장은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며 우버를 저격하기도 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사업 부문인 웨이모는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재규어와 차량 2만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고성능 전기차인 ‘I-페이스’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연내 시험 주행에 나서고 이를 오는 2020년까지 상용화 한다는 방침이다.
웨이모는 이미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하이브리드 미니밴 수천대를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 혼다, 폴크스바겐 등과도 협업을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