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런던공항에 억류
2012-05-05 김석 기자
[매일일보] 아시아나항공 OZ522편이 영국 히드로공항에서 1시간 30분동안 이륙이 지연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한국인 절도범이 기내로 숨어들었다는 제보로 출동한 영국 경찰이 기내를 수색하면서 지연된 것이다. 5일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8시경(현지시간) 영국 히드로공항 면세점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한 남자는 "한국 여성이 지갑을 가지고 갔으며, 아시아나 항공 손님"이라는 면세점 직원의 말을 듣고 이 여성을 찾아달라고 요구했다. 탑승이 시작되기 전 대기하고 있던 승객들 사이에서 용의자를 찾지 못한 이들은 결국 기내 탑승을 요구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탑승을 저지하고 대신 4차례의 기내방송을 시도했다. 그러나 기내 방송 후 기내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자 아시아나항공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나섰다. 그러자 이번에는 공항 보안 요원의 보고를 받고 출동한 영국경찰이 활주로를 달리던 여객기의 회황을 요구했다. 영국경찰은 면세점 직원과 함께 1시간30분 가량 기내를 수색했지만 지갑을 훔쳤다는 한국 여성은 결국 찾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증거도 없이 여객기를 억류시키고 기내를 수색하는 것은 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라며 불쾌해 하고 있다. 이미 영국공항공단에 강력한 항의 서한을 보냈으며, 영국 현지 로펌을 통해 법적 대응 절차도 밟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영국이 테러와 관련해 항공기 이륙을 지연하고 수색을 한 경우는 있지만 물증도 없는 상태에서 절도가 의심돼 비행기를 회항하고 수색한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지갑을 잃어버린 손님의 손실 정도와 당시 탑승했던 289명 손님들의 시간 낭비와 정신적인 피해를 생각해 봐도 상식을 벗어난 황당한 경우"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런던 지점에서 변호사를 통해 법률자문을 구하고 있으며 영국공항공단, 영국 경찰, 면세점 직원에 대해 개별적으로 민사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 소송 준비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면세점 분실사고는 빈번한데 그럴때 마다 비행기를 회항을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면서 "런던 공항에 취항 하는 항공사 협의체에 이번 사건을 의제로 다루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협력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