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멀쩡한 아이 보험금 지급…부모 ‘황당’
2012-05-05 김시은 기자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창사이래 사상최대의 이익을 낸 동양생명이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근 이상한 업무처리로 빈축을 사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에 이어 매년 성장을 거듭한 이유로 ‘방카슈랑스 채널’ 성장에 의미를 뒀는데 공교롭게도 방카슈랑스 상품에서 이상한 업무처리가 발생했다. 동양생명에 가입한 김모씨는 “직원실수라고 넘어가기엔 멀쩡한 아이를 사고자로 만든 동양생명의 업무처리가 너무도 기가 막히다”고 주장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아이 다쳐 치료받은 것도 속상한데…보험업무 무관한 정보까지 주물럭대 황당김씨의 기막힌 사연은 이렇다. 김씨는 두 자녀의 명의로 국민은행을 통해 동양생명 방카슈랑스 채널 상품인 어린이 보험 ‘수호천사’에 가입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이나 보험사가 다른 금융부문의 판매채널을 이용해 자사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전략이다.김씨는 김씨의 아이가 학교에서 사고로 눈 위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 후 동양생명에 보험금을 청구했고 일주일여가 지난 4월20일께 지급확인 문자를 받았다.
멀쩡한 아이에게 보험금 지급, 왜?
그런데 문제는 김씨가 4월27일께 동양생명에 보험금 지급내역을 확인하던 중 치료받은 아이가 아닌, 멀쩡한 아이에게 보험금이 지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험금뿐만이 아니라 지급내역의 병명과 사고원인까지도 김씨의 다른 아이가 당한 사고처럼 처리됐다. 안 그래도 아이가 다쳐서 속상해있던 김씨는 다치지도 않은 아이 명의로 보험금이 지급되자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원인을 몰랐던 김씨는 동양생명에 이유를 물었고 동양생명의 답변은 김씨를 더욱 황당하게 만들었다. 김씨가 전하는 동양생명의 답변은 ‘보험금을 지급 청구할 때 자동이체계좌로 지급요청을 해서 찾다보니 다른 아이 명의로 지급되게 되었다’는 해명. 김씨는 “상식적으로 계약자(김씨)와 피보험자(다친아이)만을 조회할 수 있어야 될 것 같은데 동양생명의 답변은 계약자나 피보험자와 연결된 다른 상품, 다른 피보험자 정보까지, 심지어 다른 계약자의 정보까지 열람이나 입력 등 수정이 가능하다는 답변과도 같아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험담당자 4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고 방카상품이라 은행에서 청구서를 작성하면서 입력하지 않은 정보를 은행이나 동양생명에서 임의로 기록처리 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김씨는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계좌번호를 적지 않았는데, 김씨에게 묻지도 않고 임의로 자동이체계좌로 입금 처리했던 것이다. 김씨는 “동양생명이 얼마나 안일하게 업무처리를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동양생명 직원들이 비전문성과 무책임함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이상한 업무처리에도 ‘나 몰라라’
동양생명의 이상한 업무처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씨는 “동양생명이 지난 5월2일 잘못된 내용과 정보를 수정해 보내줬지만, 이마저도 잘못 기재돼있었다”고 주장했다. 등기문서에는 다친 아이만 제대로 복원됐을 뿐 함께 첨부한 진료확인서에 명시된 진료명이나 사고내용과는 상관없는, 심지어 오래 전 청구했던 병명과 사고원인으로 기록된 채로 보내줬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동양생명에 곧바로 전화를 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지적했는데, 동양생명은 ‘문서 보내지 않았느냐, 보낸 직원이 확인해서 보냈다’는 식으로 응대했고 ‘자신은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답변을 일관해 김씨를 더욱 화나게 했던 것이다.당초 명의를 다르게 하고 사과를 했던 모습과 달라진 태도에 어안이 벙벙했던 김씨는 “보험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내부직원의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멀쩡히 보험금이 지급된 삼성생명과도 비교되는 처사이기도 했다. 김씨는 동양생명뿐 아니라 삼성생명에도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비슷한 보험을 가입했지만 삼성생명으로부터는 아무 문제없이 보험금을 지급받았다고 말했다.보험금 지금 됐으니 문제없어 ‘항변’?
동양생명은 업무상 과오를 인정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잘못된 명의로 보험금이 지급된 부분에 대해 “20여년 만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극히 드문 실수”라며 “김씨에게 충분히 사과했고 백배사죄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에 직원이 ‘관련이 없다’고 말한 부분은 “전달과정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으며, 진료확인서 내역에 대해서도 병원에서 입력한 질병코드(이마)와 질병관리본부 질병코드(안면부위)가 달라서 오해가 있었던 것이지 동양생명이 잘못 입력한 것이 아니라는 항변도 이어졌다.개인정보 조회와 관련된 부분 역시 “계약자가 김씨이기 때문에 계약자의 이름을 조회하다 보니 그가 가입된 가입상품이 모두 조회가 돼서 그런 일이 생긴 것”이라며 “청구당시 계좌번호를 적지 않아 자동이체 계좌로 입금을 했던 것이고 보험금은 아무문제 없이 지급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