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 자율주행차 명암 下] 해결과제 산적
사고시 제조사·운전자 책임소재 불분명…법·제도 기준 마련 요구
2018-04-19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자율주행차가 우리의 일상 생활 속으로 온전히 스며들기까지 아직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다.업계에 따르면 오는 2035년 도로 위 차량의 75%가 자율주행차로 대체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 차량의 50%가 자율주행차로 대체되면 글로벌 추산 연간 250조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하지만 지금까지 자율주행차는 각종 센서를 통한 자체 감지능력에만 의존해 운행됐기에 돌발상황 대처에 미흡했다. 앞서 일련의 자율주행차 관련 교통사고만 보더라도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도로교통공단 연구진은 “아직까지 자율주행을 위한 도로환경이 완벽히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일반차량과 자율주행차의 보다 안전한 도로주행을 위한 교통안전정보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 자동차기술자협회(SAE)는 자율주행기술이 없는 레벨0부터 완전자율주행단계인 레벨5까지로 구분하고 있다. 현재는 레벨3·4단계 수준까지 도달했다.이와 관련 레벨3·4에선 기존 레벨1·2에서의 장애물, 도로표식, 교통신호 등 주행환경을 인식하기 위한 센서에 더해 반경 2~3km 내의 동적 주행정보 파악이 가능한 고정밀 HD맵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차-도로-기기간 양방향 통신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일각에선 무엇보다도 자율주행차 관련 법·제도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더욱이 교통사고 발생시 향후 법적 책임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운전자간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각종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자율주행차 사고시 “운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과 “차량 제조·개발사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답변이 엇갈리고 있다.미국에선 자율주행 기술을 선점하고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으나 보행자 사망 사건으로 규제 강화 여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자율주행차에 대한 명확한 법·제도·정책이 요구된다.자율주행차는 정보통신기술(ICT)가 기반이 되기 때문에 해킹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히는 해킹에 대한 예방이 절실하다.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가 이 산업의 미래로 각광받지만 해킹 문제는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라며 “안전성과 관련해 많은 법적·윤리적 질문에 마주치고 있다”고 언급했다.이에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사이버 보안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한 특별전문가그룹(TFCS)’ 제12차 회의를 열었으며 그동안의 논의를 모아 관련 권고안(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이 가이드라인은 자동차 국제안전기준 유엔 기구인 UNECE/WP29가 검토해 이르면 연내 정식으로 발표돼 사이버 보안 안전기준의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 상공회의소는 최근 자율주행차 분야 한·미 관련 기업간 협력 강화를 위해 한미재계회의 ‘자율주행차분과위’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양측은 국가기술표준원의 ‘자율주행차 표준화 추진계획’을 주제 발표를 청취하고 양국 협력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자율주행차 분과는 앞으로 실무적 차원의 연구모임을 수시로 개최하고 한미재계회의 본회의의 논의를 거쳐 관련 분야의 정책관련 사항을 양국 정부에 건의하는 창구역할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