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군산 GM협력업체들 “미래가 불투명하다”
중진공, 군산지역 중소기업간담회 개최
빚만 늘어나는 정부 융자는 ‘NO’, 실무자 ‘소통·집행력’ 키워야
2019-04-22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군산지역에서 정밀가공기계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있는 A사 대표는 “설 연휴가 끝나고 출근하니 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GM에 납품은 하느냐, 비중은 얼마나 되느냐’는 문의를 받았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은 물론 금융기관의 지원요청을 호소해 봤지만 기 대출금 상환 독촉뿐이었다. 지금도 자금을 메꾸며 살아가고 있다”시트·배관류 생산업체 B사 대표 “지난 2월 14일(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 다음 날) 이후 면역이 돼서 잘살고 있다.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내놓은 자구책을 들어보면 희망이 보일 듯하지만, 막상 현장 실무자들과 접촉해 보면 다시 제자리보다 못한 현실을 살고 있다. 군산에 미래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지난 20일 전북 군산시 자동차융합기술원에서 열린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 현장 간담회’에서는 지역 중소기업인들은 GM군산 공장 폐쇄 결정으로 인한 애로사항을 쏟아냈다.이날 간담회에서 협력업체들은 신속한 예산 집행과 지역업체들의 업종 전환 지원, 공장 가동 유지를 위한 다른 기업 납품 시스템 마련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GM협력사인 C사 대표는 “위기 지역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피부에 와 닿은 것이 별로 없다 “ 며 “근로자 휴업급여나 여러 지원제도로 기업들이 잠깐 연명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 라고 지적했다.또 다른 GM협력사 D사 대표는 “매번 이렇게 정부 관계자가 온다며 참여한 간담회 일정만 수두룩 하다”며 “말은 당장이라도 될 것처럼 표현하지만, 정작 지원사업과 관련한 실무자들과의 소통과 집행력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토로했다.이 대표는 “불확실한 사업 수주를 전달받으며,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매년 정규직 고용을 1~2명씩 늘려왔는데, 언제까지 빚만 늘어나는 융자 지원만 받겠냐”며 “우리 같은 소기업들은 늘어나는 보험료, 세금도 문제고 임금 체불도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은행여신을 늘려달라는 주문도 나왔다.산업용 프린팅 필름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E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 “ 이라며 “비용 부담이 늘어난 기업들의 자금 유동성을 위해 정부가 은행 여신을 과감히 확대해 달라 “고 요청했다.중진공에 따르면 한국GM 군상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실직 예상 인원은 1만3000여명(직영 1849명, 1·2차 협력 156개사 1만700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군산 조선소 실직 5000명의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자리 상실과 더불어 근로자 가족 포함 7만여명의 생계 위기에 대한 민심도 악화된 상태다.현대차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한국GM 군상공장 가동 중단 시 군산지역 총생산액 15.7% 감소로 국가경제 손실 및 지역경제 파란이 예상된다.특히, 전북 수출 효자산업인 자동차, 조선은 군산 수출의 42.7%(2016년 기준)를 점유하고 있다. GM군산 공장이 문을 닫으면 지역경제 황폐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현재 군산시는 지난 5일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대한 재정지원은 전북도 14개 사업에 704억원이 반영된 상태다. 하지만, 전북도가 정부에 요구한 3조60억원(83개 사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이날 간담회에서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은 “이날 재도전센터를 개소하고 왔다. 재도전 실천 의지로 개소를 한 것이다. 앞으로 미래차 산업에 대한 대비를 해줘야 한다”며 “한국GM이 노사간 갈등을 해소하고 공장이 돌아가는 방향이 바람직하겠지만, 이 같은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이사장은 “2023년 새만금 국제공항이 완성될 것으로 본다. 군산에는 신항만과 철도 등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문화관광도 있지만 항공 기계부품 제조 산업도 동시에 발전할 것”이라며 “업종전환을 한다면 중진공에 재도전 재창업 예산이 있기 때문에 군산처럼 산업·고용 위기 지역은 더 많이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