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주택가격 오히려 상승

건설사 공급량 감소로…주택 질도 하락

2008-06-09     최정우 기자

[148호 경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주택가격은 올라갈까? 떨어질까? 정부가 올 초 ‘1·11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오는 9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분양가 상한제 적용시기가 임박하면서 제도 시행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한제 시행시 공급축소, 신규분양 적으면 가격 오히려 상승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은 부작용은 신규주택분양가격이 떨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올라갈 것이란 점이다. 이는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시 신규아파트 분양가격이 내려갈 것이란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이용만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는 공급량을 위축시켜 장기적으론 주택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면서 “공급량 감소는 민간택지에서 주로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간택지에서 공급량이 감소할 것이란 이 교수의 주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민간건설사가 제도 시행 전처럼 분양에 적극 나서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건설사들이 공급량을 축소하고 공급량을 줄이는 만큼 상대적으로 신규분양 주택에 대한 희소가치로 이어져 주택가격이 상승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질도 떨어뜨릴 것”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또 다른 부작용은 주택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점이다. 이는 분양가격을 통제할 경우 초과수요에 따라 질 낮은 주택을 공급하더라도 분양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건설업계에서 주택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없어진다는 것이다.실제로 주택공급업자들은 분양가격을 통제할 경우 신규 생산을 부분적으로 포기하고 있다. 신규주택의 공급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단 것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원가연동제가 실시된 지난 1989년부터 1997년까지 공급된 주택은 연 평균 61만 가구.
그러나 이 시기에는 공공택지가 대규모로 공급됐다. 또 민간개발택지도 토지구입비와 정부 통제가격간의 차이가 크지 않았던 준농림지가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원가연동제가 실시되던 당시에는 주택브랜드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주택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농지의 난개발을 통해 민간택지를 개발할 여지가 없는데다 주택건설업체들이 그동안 축적해 놓은 브랜드가치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택지 공급확대하지 않을 경우 공급감소 불가피

따라서 대부분의 주택건설사들이 공공택지 매입을 통한 주택공급에 의존하기 때문에 공공택지 공급확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규주택 공급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 상한제(원가연동제) 왜 다시 부활시키나
주변시세보다 싼 분양주택 구입
분양 프리미엄 둘러싼 암시장 형성 문제도 적잖아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은 시민단체와 국민이 제도 실시를 강력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내모(아파트 가격 내리기 모임),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시모(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아파트 분양가 ‘거품’빼기 운동에 이어 민간건설사들에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정치권에서도 시민단체들의 이같은 요구에 응하면서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 8년 만에 부활시키는 역할을 했다.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된 배경은 간단하다. 주변시세세보다 싼 가격으로 분양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 때문이다.그러나 원가연동제는 적잖은 문제가 내포돼 있다. 획일적인 아파트, 질 낮은 주택, 분양 프리미엄을 둘러싼 암시장 형성 등 시장왜곡 현상이 지속됐다.주택경제학자들이 원가연동제를 폐지하자고 주장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원가 연동제가 폐지된 근본적 이유는 외환위기이후 주택시장이 침체됐기 때문. 원가연동제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원가연동제를 유지할 명분을 잃었다. 지난 1989년 도입됐던 원가연동제는 1998년 12월 30일 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