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최근 영화 관람료를 1000원씩 순차적으로 인상한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에 대해 시민단체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 및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위반’ 의혹이 있다며 2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지난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다.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이날 종로 CGV 피카디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 회사는 최근 5년 사이 세 차례 가격을 올렸는데, 2014년과 2016년에도 이번처럼 CGV가 선도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롯데시네마·메가박스가 뒤따랐다”며 “세 회사 사이에 공동행위가 있을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멀티플렉스 3사의 영화관람료 인상은 지난 4월11일 CGV를 시작으로, 8일 후인 4월 19일 롯데시네마가 1000원을 인상했고, 8일 후인 4월 27일 메가박스도 1000원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이 자리에 나온 성춘일 변호사는 “공정위 부당공동행위 심사기준은 ‘합의의 추정’ 원칙을 두고 있다”며 ”이에 따르면 ‘시장상황에 비추어 보아 공동행위가 없이는 단기간에 높은 가격이 형성될 수 없는 경우’에도 사업자 간 합의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며 했다.이와 관련, 유사한 사건의 대법원 판례를 예로 들었다. 해당 판결문은 LG카드 등 4개 카드회사가 지난 98년 1~2월 현금서비스 등을 비슷한 시기에 인상한 것에 대해 “카드 4사의 신용카드 정책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는 공동행위의 합의추정을 번복하기 부족하다”며 담합행위라고 판결했다.이에 대해 피신고인인 CGV 등은 2010년에서 2017년 기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3%인 것에 비해 평균 영화 관람료 상승률은 1.98%라며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참여연대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통계 결과 최근 5년간 국내 물가 상승률은 5.0%인데 반해 평균 영화 관람료 상승률은 9.9%로 분석됐다며 “공급가격의 변동이 없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기존 요금에 비해 현저하게 요금을 인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들은 지난 2016년 해당 의혹으로 공정위에 신고했으나 당시 공정위는 증거자료가 없다며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고 지적했다.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공정위는 3사가 영화 관람료를 공동으로 인상할 것을 합의하였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증거자료를 확인하지 못해 멀티플렉스 3사의 손을 들어줬다”며 “이번 가격 인상이 또 용인되면 독과점 대기업의 연이은 가격 인상이 관행처럼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