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데이즈' 폐지 유감이다

2007-06-09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정책보도자료] SBS <임성훈의 세븐데이즈>(이하 <세븐데이즈>)가 지난 8일 종영되었다. SBS측은 “<세븐데이즈>가 매주 급하게 새로운 소재를 찾아야 하고 시청률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터라 이중의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며 “<긴급출동 SOS24>,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딱딱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5개나 된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편성하기 위해 <세븐데이즈>를 폐지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SBS의 유일한 매거진 형식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세븐데이즈>가 종영된다는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세븐데이즈>는 지난 4년 4개월 동안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고발하고 대안을 모색해온 프로그램이다. 방영초기에 자극적이고 연성화 된 소재 선정, 사회 주요 쟁점을 회피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점차 의미 있는 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했다. 특히 지난 해 중순부터 SBS의 다른 시사프로그램이나 보도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이라크 파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노동문제, 농민문제, 한미FTA 등 여러 사회 쟁점들을 의제화 하며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줬다.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SBS 측이 내세운 ‘폐지 사유’는 궁색하기 이를 데 없다. SBS측의 주장은 한 마디로 ‘시청률이 낮아 돈은 안되고 만들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SBS가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폐지사유로 ‘시청률’을 거론한 것부터가 어처구니없다. 지상파 방송사가 양질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일정수준 이상 편성하는 것은 의무이며, 많이 편성할수록 다다익선에 해당한다. 잘 만들어 시청률을 높이려는 고민을 하기는커녕 시청률을 핑계로 프로그램 폐지를 거론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하물며 <세븐데이즈>의 시청률은 7~8% 수준으로 다른 시사프로그램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런데 동 시간대에 방송되는 타 방송사의 오락프로그램과 시청률을 비교하며 폐지의 근거로 내세운 것은 아전인수식 주장에 다름 아니다.SBS가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하고 있다는 주장도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우리가 보기에 SBS의 시사프로그램은 <뉴스추적>, <그것이 알고 싶다>, <세븐데이즈> 정도이며, <긴급출동 SOS24>나 <SBS스페셜> 같은 프로그램은 시사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교양프로그램에 가깝다. 타 방송사들이 해외시사 프로그램,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심층보도 프로그램, 시사고발 프로그램, 시사매거진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식의 시사 프로그램들을 방영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SBS가 양질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으로 많이 편성하고 있다면 모르되, 가장 적게 편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을 편다는 것 자체가 낯 뜨거울 따름이다.시사프로그램은 시의성 있게 사회의제를 발굴하고 제기해 사회공론화의 장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고통 받고 외면 받는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드러내 변화를 끌어낸다. 영향력 있는 지상파 방송이 시사프로그램을 제작·방송하는 것은 방송사의 공익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이다. 그럼에도 SBS가 그나마 있는 3개의 시사프로그램마저 줄이겠다는 것은 최소한의 공익적인 역할마저 저버리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우리는 <세븐데이즈>의 폐지가 필연적이라면 이 프로그램을 대체할 수 있는 한 단계 성숙한 시사프로그램을 편성하길 바란다. 그것이 SBS가 저버려서는 안 될 기본 도리이다.

출처 :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