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금수저 탈세 정조준해 268명 세무조사 실시
151명 소득 없는 미성년자들 / 청약과열지역 전수조사도 착수
2019-04-24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국세청이 별다른 소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고가의 아파트를 샀거나 고액의 현금을 가지고 있는 미성년자 등 이른바 ‘금수저’를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24일 국세청은 증여세 탈루 혐의가 짙은 고액 자산가 268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중 절반이 넘는 151명은 뚜렷한 소득 없이 부모 등 가족으로부터 돈을 받아 예금·주식을 보유한 자들로 상당수가 미성년자다.일례로 고액 자산가의 며느리는 시아버지로부터 5억원을 받아 산 회사채를 15살 자녀 명의 계좌에 입고하고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가 조사대상이 됐다. 또 한 개인병원 원장은 병원 수입금액에서 빼돌린 자금 10억 원을 5살 자녀의 증권계좌로 이체한 후, 자녀 명의 고가의 상장 주식을 무더기로 매수했다가 덜미를 잡혔다.나머지 77명은 별다른 재산이 없지만 재력가인 부모로부터 자금을 받아 비싼 아파트를 샀거나 고액 전세를 사는 ‘부동산 금수저’였다. 아버지에게 받은 17억원으로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를 산 20대, 용산 아파트 전세금 9억여 원을 부모로부터 받은 대학 강사 등이다.국세청은 이와 함께 세금을 내지 않고 경영권을 편법으로 자식에게 넘기는 것으로 보이는 대기업 등 40개 법인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거래 단계에 미성년 자녀가 주주인 회사를 끼워넣어 사업 기회를 제공하거나 일감을 몰아준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세청은 이들의 자금 원천을 추적하고 필요하면 조사 대상자의 부모와 자식의 자금 흐름까지 살펴볼 계획이다.아울러 국세청은 최근 금수저 청약 논란에 따라 청약 과열지역 아파트 당첨자의 자금조달 계획서를 분석해 탈세 혐의가 발견되면 세무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고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조사대상 증여 기준 금액을 낮춰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등 강도 높은 탈세 여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