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휴대폰 부품단가 감액 LG전자에 33억 과징금

2018-04-25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하도급법을 위반한 혐의로 LG전자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3억 2400만원을 부과했다.공정위에 따르면 LG전자는 2014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 24개 하도급업체에게 제조 위탁한 스마트폰 외장 부품의 단가를 부당하게 감액했다. LG전자는 총 1318개 품목의 납품인가 인하를 합의하고, 합의일 이전에 생산한 품목까지 인하 단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하도급 대금 총 28억8700만원을 감액했다. 이러한 감액 행위로 하도급업체들은 하도급 대급 평균 1억2000만원, 최대 5억9900만원의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이는 하도급법 제 11조2항 2호 위반 행위다. 현재 하도급법은 '단가 인하에 관한 합의가 성립된 경우 그 합의 성립 전에 위탁한 부분에 대하여도 합의 내용을 소급하여 적용하는 방법으로 하도급 대금을 감액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에 공정위는 LG전자에 과징금 33억2400만원을 부과하고 함께 깎은 하도급대금 28억8700만원과 이자 약 11억원을 24개 하도급업체에 돌려주도록 명령했다.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LG전자 MC사업부는 올해 1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원가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납품단가 인하 합의일이 아닌 해당 달의 1일부터 인하 단가를 적용하는 식으로 소급적용기간은 1일에서 최대 29일에 달했다. 심지어 한 부품에 최대 9차례에 걸쳐 단가를 인하하고 소급 적용한 사례도 있었다.LG전자는 심의 과정에서 소급 적용에 대해 하도급 업체와 합의 또는 동의가 있었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과거에는 단가 소급적용 위법 조건으로 '일방적' 행위에 한정됐다. 하지만 2013년 5월 하도급법이 개정되면서 수급자와의 합의 또는 동의 유무를 불문하고 소급 자체가 위헙 행위가 됐다. LG전자는 행정소송을 통해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공정위도 LG전자의 행위에 고의성이 높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법인이나 책임자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는 하지 않은 이유다. LG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기업이라 공정위 직권 조사는 면제받지만, 익명 제보에 따라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인하된 단가를 소급하여 적용하는 행위는 하도급 업체의 합의 또는 동의 유무를 불문하고 원칙적으로 감액 행위에 해당하는 하도급법 위반임을 명확히 했다"며 "경영상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정당한 사유없이 하도급 대금을 감액하거나 단가를 인하하는 행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도급 업체의 기술을 유용하는 행위 등을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