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논의...기업분할명령제 주장도 나와

2019-04-25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38년만에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경제력이 과도하게 집중된 기업의 규모를 강제로 줄이는 ‘기업분할명령제’와 같은 규제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2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관련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는 “공정거래법은 재벌 대기업 중심의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을 위해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명령 제도를 도입하고 시장지배적 지위 추정요건 완화, 소비자 이익 저해 행위의 현저성 요건 완화 등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독과점 시장구조의 용인정책에서 벗어나 최후의 개입수단으로써 엄격한 요건 하에 이 같은 근본적인 개선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공정위의 ‘공정거래 법 집행 체계 개선 TF’ 외부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기업분할명령은 회사의 분할매각, 자산매각,주식매각, 영업양도 등이 있고, 계열분리명령은 계열관계에 있는 회사의 지분매각, 임원사임, 영업양도 등을 종합하여 계열분리의 효과를 가져오는 방법이다. 이미 공정거래법(제16조)상에도 순환출자해소 등을 위한 시정명령조치로 규정돼 있으나 독과점 문제나 시장지배적 남용행위에 대해선 적용되지 않고 있다.이와 관련, 공정위가 시정명령 방식으로 직접 이런 시장구조개선명령제를 도입하자는 법안(이종걸 의원 발의)과, 공정위가 법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장구조개선을 명령하는 방식의 법안 (안철수 의원 발의)등이 계류돼 있는 상태다.담합문제 해법에 대해 김 변호사는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제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리니언시 제도를 개혁하고 검찰과의 협력행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토론자로 나선 구상엽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도 “현행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는 기관 간 공조 부족”이라며 “두 기관의 공조를 통해 사건 초기 행정·민사·형사 집행 방향을 정리해 기업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실질적 피해자인 국민 의사가 공정위나 검찰의 업무 처리에 반영될 수 있는 제도 확립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현재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내·외부 23명으로 구성된 ‘공정거래법제 개선 특별위원회’는 경쟁·기업집단·절차법제 분야에서 핵심 논의과제 17개를 선정하고 전면개정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9월 개편안 정기국회 제출이 목표다.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국회 정무위 소속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 위반과 불공정행위에 대해 누구든지 고발할 수 있도록 하는 전속고발제도 폐지, 공정거래법의 집행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성 제고, 피해자 권리보호를 위한 사인의 금지청구 등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응하는 전면 개정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