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훈풍,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어떻게 되는가

북한 비핵화 의지 단계적 표명, ‘남북정상회담’ 신시장 개척 기회
개성공단 재개 기대감 ‘고조’… 입주기업 94% “재입주 희망”

2019-04-25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경협에 대한 훈풍이 불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북경협관련 업체들은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를 넘어 남북경협에 대한 사전적 기대감으로 속속 표출됐다. 남북정상회담에는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 문제가 의제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직접 비핵화 의지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경제건설을 위한 개성공단 사업 재개 가망성이 더욱 커졌다고 내다봤다.◇개성공단 재개시 94% 기업 재입주 희망개성공단 사업은 지난 2003년 6월 개성공업지구 착공식이 이뤄진 이후 이듬해 6월 시범단지를 분양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2016년 2월10일 전면 중단 발표로 당시 입주기업 125개사의 통행과 모든 사업이 끊겼다. 당시 북한 인력은 5만4988명으로 집계됐다.개성공단기업협회가 개성공단에 참여한 123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2017년 기준)에 따르면, 개성공단 재개시 94% 기업이 재입주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 중 67% 기업들이 재입주에 적극적인 의향을 표시했으며, 26% 기업은 재개 조건 및 상황을 검토하고 재입주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6% 기업은 재입주 불가의 입장을 밝혔다.재입주 이유로는 인건비 대비 높은 생산성과 물류비 등 높은 경쟁력(84.7%)을 꼽았다. 이는 고임금, 고비용, 인력 수급 문제 한계에 직면한 중소기업들 그리고 국내로의 유턴(U-turn)을 희망하는 기업에 개성공단, 남북경협 사업은 새로운 생산기지, 신시장 개척의 기회로써 여전히 매력적인 사업 모델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 재개의 기대감이 커진 게 사실이나,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정부도 그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하는데, 국제사회 제재에 따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상회담 의제에 물밑이라도 논의되길 기대하지만, 향후 점진적으로 재개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비핵화 로드맵이 설정되고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면 이르면 내달 방북신청을 요구해 시설 점검 요청을 정식으로 정부에 요청할 생각이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북미정상회담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부에 개성공단 재개 등 경제협력을 담은 의지와 대북 협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기존 법‧제도의 정비 필요성을 지속해서 요구할 계획이다.◇현대그룹, 대북사업 관련 분주한 움직임   금강산 관광을 주도한 현대그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의미 있게 지켜보면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이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지 올해로 20주년이 되는 해이자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권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지난 2008년 7월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박왕자씨 사건을 계기로 현대그룹 대북 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대북사업을 담당한 현대아산의 매출은 2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직원수도 1000명에서 150명만 남았다. 개성공단 사업, 금강산 관광 등이 중단되면서 회사 경영수지도 악화됐다. 현대아산은 2015년 215억원, 2016년 2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금강산 사업 중단에 따른 현대아산의 누적 손실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현대아산은 지난 10여년 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비해 꾸준히 시설 점검 등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은 특히 대북 사업과 관련해 보강할 부분들을 체크하는데 분주하다.현대아산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남북경협 재개가 가시화되는 것이 당장은 아니겠지만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