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억 저장 장소 알아냈다

강봉균 연구팀, 70여년 된 ‘헵의 기억 학설’ 최초 증명

2019-04-27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강봉균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두 신경세포 사이 신호전달 지점인 시냅스를 종류별로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해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밝혔다.이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27일자에 게재됐다.70여 년 전 캐나다 심리학자인 도널드 헵은 두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에 기억이 저장된다는 가설을 제시했고 학계에서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기술적인 한계로 아직까지 실험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연구팀은 한 신경세포의 수천 개의 시냅스들을 종류별로 구분할 수 있는 기술(dual-eGRASP)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기억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뇌 부위인 해마를 연구했다. 그 결과 수많은 시냅스 중에서도 학습에 의해 구조적·기능적으로 변화가 있는 ‘기억저장 시냅스’를 명확히 찾아냈다.해마(hippocampus)는 뇌의 양쪽 측두엽에 존재하며, 서술기억의 형성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는 뇌 하부구조다.강봉균 교수는 “이 연구는 한 신경세포의 시냅스를 구분할 수 있는 dual-eGRASP라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기억이 어디에 저장되는지 그 위치를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기억을 연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여 치매,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 기억 관련 질병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