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수장학회 배후서 운영…횡령-탈세"
2007-06-12 매일일보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업무상 횡령.탈세.건강보험료 미납부 등 비리를 저지르고, 현재도 임원진을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해 배후에서 실질적 운영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일장학회(현 정수장학회) 설립자인 고 김지태 씨의 차남 김영우 씨는 12일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에 '박근혜 전 대표에 관한 검증요청서'를 제출한 후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전 대표는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1998년 이후 정수장학회에 출근할 형편도 되지 않으면서 국회의원으로서 꼬박꼬박 세비를 받으며 정수장학회 상근이사장 자격으로 연 2억 5천여 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면서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IMF 당시 정수장학재단의 자금사정이 어려워 정리해고, 급여삭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됐지만 박 전 대표는 출근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연봉을 1억3500만원에서 2억5350만원으로 두 배나 올려 받았다"면서 "특히 국회의원이 된 후 상근하는 것처럼 급여를 이중으로 받으면서 탈세를 하고 1년 9개월 간의 건강보험료1335만원까지 납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같은 행위가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한다면 공소시효 7년으로 아직 시효가 남아 있으니 이에 대한 형사처벌을 수사기관에 의뢰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또 "박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이사장직을 사임했지만 후임 이사진을 비롯한 임원진은 모두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이라며 박 전 대표의 육영재단 배후 운영 의혹을 제기했다. 김 씨는 "박 전 대표는 정수장학재단 이사장직을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유신시절 자신의 비서로 근무했던 최필립 씨를 지명했고 영남대, 육영재단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최태민 목사도 박 전 대표의 측근으로 최필립씨와 가까운 사람"이라며 "아직도 박 전 대표가 배후에서 정수장학회의 운영에 관여하거나, 임시로 그 운영을 맡겨놓고 국민의 눈을 속이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필립 씨는 박근혜 씨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도가 아니라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며 "공익 목적에 맞게 객관적.공정한 기준에 따라 임원진을 선임해야 할 장학재단이 물의를 빚고 물러난 박 전 대표의 대리인들로 구성됐고, 이런 사람들을 오랫동안 가까이 두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박 전 대표가 앞으로 측근 비리를 과감히 척결할 수 있는지도 검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부일장학회 강제 헌납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시 부산일보.한국문화방송.부산문화방송 등 언론 3사의 주식과 10만여 평의 부산 노른자위 부동산을 강탈당했다"면서 "박 전 대표가 정수장학회 반납요청에 '억지'라고 한 것은 송아지를 훔쳐갔다가 송아지가 소가 됐다고 소를 훔친 일이 없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강탈한 것을 돌려달라고 하는데 이미 사회에 환원했다는 주장을 거듭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한나라당 검증위에 검증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선친의 호를 딴 가칭 '자명장학회'를 설립해 선친의 장학의 뜻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박 전 대표가 지금도 정수장학회 틀어쥐고 안 내주려고 하는데 대통령이 되면 내주겠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