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북핵폐기 없는 한 평화협정 전환 동의 못해"

2019-04-30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30일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올해 안에 종전 선언 및 평화협정을 맺기로 한 것과 관련해 "완전한 북핵 폐기와 대남적화통일을 규정한 북한의 제도적 장치가 제거되지 않는 한,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전환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전 선언, 평화협정, 참 좋은 말이다. 하지만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북한의 조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며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합의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정상회담 후 내놓은 '판문점 합의문'에 대해서는 "추상적인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제외하면 어디에도 북한의 핵 포기 약속이 담겨 있지 않다"며 "오히려 '핵 없는 한반도'라는 모호한 문구를 삽입해서, 향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비롯한 미국의 핵우산 정책도 무너뜨릴 빌미만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는 우리 안보의 자발적 무장 해제에 다름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겠다고 합의를 해주었다"며 "앞으로 북한이 선언을 지키라고 시비를 걸면 한미군사합동훈련을 비롯한 군사훈련조차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했다.그는 이날 북핵의 완전한 폐기가 전제되지 않는 한 어떠한 대북 제재 이완 조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도 공고히 했다. 그는 "북핵 폐기는 첫 걸음도 떼지 못한 상황에서 이처럼 또 다시 퍼줄 궁리부터 한다면, 어느 국민이 이를 수긍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우리가 앞장서서 북한의 돈줄을 풀어준다면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목표로 하는 국제사회의 공조와 제재는 완전히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번 판문점 합의가 이루어진 이면에는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로 "이번 정상회담 선언문의 1조 1항에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우리 민족끼리'로 표현되는 '민족 자주의 원칙'은 북한의 대표적인 통일전선전략이자, 한국 내 주사파들의 이념적 토대"라고 주장했다.한편, 홍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판문점 선언을 국회에서 비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질문에 "조약을 비준하려면 조약 성격 가져야 한다"며 "지금까지 남북간 정치적 선언에서 국회 비준 받은 적은 한번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그는 북핵폐기 스케쥴을 묻는 질문에는 "북한은 25년간 여덟번 거짓말 했다. 이번에 (북한이) 거짓말을 하는것이 아니라고 입증하려면 구체적으로 폐기절차가 나와야 한다"며 "우리당은 리비아식 핵 폐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