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된 보편요금제, 업계 vs 정부 ‘팽팽’
통신업계 “지나친 시장 개입”… 정부 “통신기본권 보장”
규제개혁위, 전문가 추가 의견 듣기 위해 11일 속개키로
2019-05-01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규제개혁위원회의 보편요금제 논의로 통신업계와 정부 논쟁이 재점화됐다. 지나친 시장개입이라는 업계의 반발에 정부는 통신기본권 보장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규개위는 보편요금제가 포함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를 논의했다.규개위 사무국은 “통신서비스가 대법원 판례에 따라서 필수재적이고 공익적인 성격이 강하다”라며 “정부가 경감대책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고 정책 기조에 부합하다”고 밝혔다.이어 “한국은 저가와 고가 데이터 제공량 차이가 크고 요금 차이고 커서 보편요금제 도입 시 규제 비용이 사회적 편익보다 작게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됐다”며 “규제실효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규개위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보다 충실한 심사를 위해 11일로 예정된 차기 규제개혁위원회 회의 시 속개해 전문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의견을 추가로 청취한 후 논의하기로 했다.보편요금제란 통신기본권 보장 즉 저가요금제 구간에 데이터 제공량을 늘려 국민 모두에게 통신혜택을 골고루 누리도록 하는 게 그 취지다.지난해 7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초안에 따르면 보편요금제의 제공량은 ‘일반적인 전년도 평균 이용량’ 대비 50~70% 수준으로 정해진다. 지난해 기준으로 월 2만원대에 음성 200분, 데이터 1.3GB 수준이다.이에 통신업계는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규개위에 참석한 이상헌 SK텔레콤[017670] CR전략실장은 “가장 큰 문제는 요금제 하나가 나오는 게 아니고 모든 요금제가 하향될 것”이라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도 이런 보편요금제가 법제화 되면 연 2조원의 요금 절감이 있을 것이라고 했고 이는 이통3사 영업이익 60%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보편요금제 도입은 규제 완화를 통한 경쟁활성화 기조에 정면 위배된다”며 “정부는 그간 요금인가제 폐지 같은 노력을 하겠다고 했는데 인가제보다 강한 규제가 보편요금제”라고 밝혔다.또한 이 실장은 보편요금제는 알뜰폰 영역을 침해해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또한 태평양 변호사들은 보편요금제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오양호 변호사 등은 “보편요금제는 가장 강력한 방식의 규제인데 사익을 덜 침해하는 대안이 있음에도 이를 선택하는 것은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