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과학기술인상, 박희성 카이스트 교수 수상

질병 유발 단백질 제어하는 맞춤형 단백질 변형기술 개발

2019-05-02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5월 수상자로 박희성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2일 밝혔다.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은 박희성 교수가 암, 치매 등 각종 질병 유발에 관여하는 단백질 변형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맞춤형 단백질 변형기술을 개발해 질병의 원인 규명과 신약 개발 연구의 단초를 마련한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고 선정배경을 설명했다.단백질 변형이란 단백질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아미노산 서열 중 일부가 다른 아미노산으로 치환됨으로써 특성이 변화되고 생화학적 성질이 바뀌는 과정을 말한다.우리 몸의 단백질은 인산화, 당화, 아세틸화, 메틸화 등 200여 종의 다양한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을 통해 생체신호를 전달하고 세포의 성장․분열 같은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하지만 유전적․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비정상적 단백질 변형은 암, 치매, 당뇨 등 각종 퇴행성 질환과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많은 연구진이 단백질 변형에 따른 세포 내 기능 연구와 질병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맞춤형 단백질 개발 연구를 진행했지만 기존 기술로는 원하는 형태의 변형 단백질을 제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박희성 교수는 박테리아의 생합성 경로를 재설계하고 비천연 아미노산을 표적단백질에 위치특이적으로 첨가하는 방법으로 2011년 단백질 변형 중 가장 광범위한 단백질 인산화 제어에 성공했다. 또한 후속연구에서는 비천연 아미노산의 특이적인 화학 반응성을 이용하여 단백질 표면에서 탄소-탄소 결합을 일으켜 당화, 메틸화 등 200여 종의 맞춤형 단백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박 교수팀은 퇴행성 신경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비정상적 단백질 아세틸화를 실험용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에서 직접 구현했다.이를 통해 실험용 쥐의 특정 발달 단계나 시기에 표적 단백질의 특정 위치에서 아세틸화 변형을 조절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고 간이나 콩팥 등 특정 조직이나 기관에서만 표적 단백질이 아세틸화 변형 제어가 가능한 것도 확인했다.박희성 교수는 “이 연구는 단백질 표면에서 선택적으로 탄소-탄소 결합을 일으켜 맞춤형으로 변형을 유발하는 획기적인 단백질 변형 방법으로 암, 치매 등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변형으로 유발되는 다양한 질병들에 대한 원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연구 결과”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