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국적 조세피난처에 집중

2012-05-19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지난해 국내로부터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외국법인은 론스타였으며 배당금 수령액이 많은 외국인들의 국적이 주로 조세피난처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은 19일 2010년 12월 결산법인의 결산배당금을 토대로 외국인 배당금 지급현황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했다.

예탁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법인 중 배당금을 지급한 회사는 916사 11조 5115억원으로 배당금 기준 전년대비 13.6%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486개의 회사가 10조 8491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전년대비 12.7% 증가했으며 코스닥시장은 430사가 6624억원으로 전년대비 29.7% 증가한 배당금을 선정했다.

전체 배당금 중 94.2%가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배당금으로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지만 주가지수대비 배당금은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의 배당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유가증권시장의 연말주가지수는 2051포인트로 2009년의 1682포인트에 비해 21.9% 증가했고 배당금도 9조 6233억원에서 10조 8491억원으로 12.7% 증가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2010년 연말주가지수는 510포인트로 2009년의 513포인트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배당금 규모는 29.7% 급증한 6624억원을 기록해 2010년의 5106억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전기통신․반도체 관련 업종이 전체의 23% 이상을 차지했고 그 뒤로 은행, 철강, 선박관련 업종이 배당금을 많이 책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탁원 관계자는 “영업실적 호전이 두드러진 업종 위주로 높은 배당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내수 및 해외판매 실적 성장이 지난해 두드러졌던 기아차의 경우 배당금 지급규모가 2009년 922억원에서 1940억원으로 급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투자종목을 선정할 때 높은 배당을 주는 종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이 외국인 주주에게 4조 3397억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해 전년대비 18.2% 증가한 수치로 나와 전체 배당금 증가율인 13.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배당금 비율도 전체 투자자의 37.7%를 차지해 전년대비 1.5% 증가한 것도 외국인 투자자가 높은 배당을 주는 회사에 투자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법인이 전년대비 시장이 크게 좋아지지 않았음에도 외국인 배당금이 전년대비 65.3% 증가해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에 대해 높은 배당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각 회사별로는 외국인 주주에게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한 회사는 삼성전자로 4463억원을 지급했으며 그 뒤로 외환은행, SK텔레콤, 포스코, 케이티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단일법인으로 가장 많은 배당금을 챙겨간 곳은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론스타로 작년 한해 중간 배당금을 포함해 총 3570억원의 배당금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금 수령액이 많은 외국인들의 국적은 미국이 전체의 43%인 1조 8697억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았으며 그 뒤로 영국, 벨기에, 룩셈부르크, 싱가포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벨기에, 룩셈부르크, 싱가포르가 조세피난처 국가로 이들 국가는 배당에 대한 원천과세가 전혀 없거나 극히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국가로 나왔다.

벨기에 국적의 투자자들이 수령한 결산배당금 2839억원 중  2796억원이 론스타가 받은 배당금으로 나왔다.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LSF 홀딩스는 론스타가 벨기에 국적으로 세운 자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