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국세청이 해외에 소득·재산을 교묘한 방법으로 빼돌려 은닉한 역외탈세혐의자 39명에 대해 일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대기업 사주와 저명한 인사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미신고 해외현지법인 소득이나 해외주식·부동산 양도 차익을 숨긴 기업인들이 상당수 조사 대상에 올랐다. 해외 공사 원가를 부풀리거나 허위로 용역대금을 송금해 비자금을 조성한 일부 부유층도 조사대상이 됐다. 이들이 탈루한 것으로 보이는 세금 규모는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국세청 관계자는 “조사 대상에는 대기업 사주와 일부 유명 인사도 포함돼있다”며 “개별 납세 정보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했다. 국세청은 최근 일부 자산가와 대기업이 세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교묘한 수법으로 해외에 소득이나 재산을 숨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국세청은 외환거래 정보, 수출입 거래, 해외투자현황, 해외소득·재산 신고자료 등을 종합 분석해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이중 고의로 해외에 소득을 숨겨 탈세한 사실이 확인되면 내지 않은 세금을 추징하고 경우에 따라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형사고발을 할 예정이다.이날 국세청은 지난해에 해외 재산 은닉·도피 등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233명을 조사해 1조 3192억 원을 추징한 사실도 밝혔다. 이는 2016년(1조 3072억원)보다 0.9%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규모다. 조사 대상 중 10명은 범칙 조사로 전환했고 이 가운데서 조세포탈이 확인된 6명은 고발조치했다.이와 별도로 국세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역외탈세 혐의자 37명을 대상으로 전국 동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 4월 말까지 총 23명에 2247억원을 추징하고 2명을 고발조치 한 것으로 알려졌다.10억원 이상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하는 제도가 지난 2011년 도입된 후 신고인원과 금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133명이 61조 1000억 원 해외계좌를 신고해 신고 규모가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섰다. 국세청은 관세청·한국은행 등 유관 기관이 보유한 역외탈세 혐의 정보 수집 등을 확대해 검증을 강화할 계획이다.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자료제출 기피 등 조사 방해 행위에는 직접 해외법인 현지 확인을 하는 등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세무 전문가 공모·개입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