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공주 유품, 고국 품으로 돌아온다
문화재청, 덕온공주(德溫公主) 인장(印章), 미국 경매에서 낙찰,국내 이송 예정
2019-05-04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3일, 지난 4월 18일, 미국의 대형 경매사인 크리스티 뉴욕(Christie’s New York) 경매에서 조선 제23대 왕인 순조(재위 1800~1834)와 순원왕후의 셋째 공주이자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德溫郡主: 1822~1844)의 인장을 낙찰 받았다고 밝혔다.‘덕온공주 인장’은 조선 왕조 마지막 공주의 인장이라는 역사적 중요성과 함께, 뛰어난 예술성과 희소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전문가들은 “인장의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해치(獬豸) 모양의 인뉴(印鈕, 도장 손잡이) 조각은 힘이 넘치고 당당하다. 또한, 갈기와 문양까지 세밀하게 표현된 생동감은 이 시기 다른 금속 공예품에서 볼 수 없는 뛰어난 기술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국내에 있는 조선 왕실 공주의 인장은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단 두 점(숙휘공주 인장[淑徽小郡主, 1642~1696], 정명공주[貞明小郡主, 1603~1685] 인장)만 전해지고 있어 학술 연구 자료로도 귀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인장의 인면(印面)은 8.6㎝×8.6㎝로 전체 높이 9.5㎝, 해치 높이는 6.5㎝이다.공주의 인장은 공주의 존재와 지위를 드러내는 의례용인 동시에 필요시 날인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공주는 하가(下嫁, 혼인)하면 부마(駙馬, 임금의 사위) 가문의 일원이 되어 외명부(外命婦)에 속하는 왕실 외부인이 되기 때문에 공주에게 속한 일체의 재산이나 물품도 부마 가문의 소유가 된다.문화재청 산하 기관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은 ‘덕온공주 인장’의 미국 크리스티 뉴욕 경매 출품 정보를 지난 2월 초에 입수한 후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인장의 경매 참여 중지 등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과 법률 검토를 받은 결과 ‘덕온공주 인장’이 왕실재산인 어보에 포함되지 않는 공주의 개인 도장으로서 매매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문화재청의 위임을 받아 매입을 진행했다.어보 등 왕실재산으로 판단되는 문화재가 국외로 반출된 경우에는 도난 문화재로 간주해 매매가 아닌 기증· 수사 등의 방식으로 환수절차를 밟는다.경매사 측은 인장을 소장하고 있던 사람은 미국인으로 1970년대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히 언제 어떻게 한국에서 미국으로 반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덕온공주 인장’은 현재 경매사와의 후속 절차를 진행 후 5월 중순 경에 국내로 이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