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아트투어? 그게 뭐죠?” 여전히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여행이 보편화 된 시대이지만 ‘아트’라는 말이 붙으면 환상적이면서도 왠지 가까이 하기엔 멀게 느껴지는 모양인가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미술관 근처에 가지 않는 사람도 파리를 방문한다면 루브르 박물관은 꼭 가지 않는가?아트투어는 미술관을 중심으로 일정을 기획하는 맞춤투어로 테마 여행의 일종이다. 그동안 러시아, 아랍에미레이트와 카타르, 나오시마(일본), 가나자와(일본), 상하이(중국), 영국 가든, 북유럽 디자인 등 각 도시의 특성에 맞는 아트투어를 진행해왔다. ‘취존’(취향존중의 줄임말), ‘개취’(개인의 취향의 줄임말)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시대이니 만큼 머지 않은 미래에 미술·식도락·역사·음악·문학·트래킹 등 다양한 주제의 여행이 트렌드가 될 것은 분명하다.그러면 아트투어는 정말 하루 종일 미술관만 보는가? 실은 그렇다. 하루종일 미술관만 보면 지루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은 대개 학창시절 각종 국립박물관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좋지 않았던 경우가 많다. 예술을 가깝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현장탐방 학습이 도리어 예술을 멀게 만든 셈이다.
무엇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방치된 채, 탐방일지를 채우며 시간을 때워야 했던 기억은 잊어도 된다.
아트투어의 매력은 엄선된 장소를 전문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작품을 보면 마치 속성 과외를 하듯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각 작품의 숨겨진 의미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시장의 동선이나 기획의도까지 파악하며 입체적인 감상을 할 수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에 마음껏 감동을 드러내도 된다는 것도 매력이다. 그러니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가 미술을 함께 좋아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바람에 친구나 가족을 은근슬쩍 아트투어에 끌어 들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좋은 것을 나 혼자 즐기기보다는 나누고 싶은 것이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동반인들은 이렇게 예술이 재미있는 것인 줄 몰랐다고 말한다. 새로운 지식을 얻거나 기존에 알고 있는 단편적인 지식이 꿰어지는 통쾌함은 물론,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고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라는 걸 발견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아트투어의 가장 큰 소득이다. 자신의 길을 걸어간 작가의 삶을 돌아보면, 어린 시절 나의 꿈은 무엇이었지 하는 생각에 잠시 젖어들게 된다. 나의 삶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 걸까? 잠시라도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은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 삶의 활력소가 될 뿐 아니라 ‘나’를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예술이 어려우니 예술을 쉽게 할 것이 아니라 예술에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접근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아트투어는 매개의 여러 방법 중에서 가장 흥미롭고 즐거운 체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