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퇴직 임원 인기 상한가

삼성 출신 인재 잡기 위한 일부 기업들의 ‘전쟁’ 스타트!

2007-06-22     최봉석 기자

8월 전후 임원 중 20% 이상 퇴진 가능성 모락…D그룹, H그룹 등 '눈독'

[150호 경제] 삼성그룹이 주력계열사의 계속된 실적 부진에 따라 경비 절감을 포함한 대대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하는 등 위기극복을 위한 생존의 몸부림을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업계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 임원 중 20% 이상을 고통분담 차원에서 정리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이 회사 출신 인재를 잡기 위한 일부 기업들의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삼성 임원은 재계의 ‘별’이라는 업계의 해묵은 명제대로, 상무보-상무-부사장-사장 등으로 이뤄진 적지 않은 수의 ‘삼성맨’들은 삼성그룹 퇴직임원을 스카웃하기 위한 헤드헌터사의 ‘심사대상’ 일순위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 등 해외 업체들도 퇴직하게 될 삼성임원들을 영입하기 위해 헤드헌터사와 계약을 해놓았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는 등 삼성 출신 임원들의 인기는 퇴직 후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른바 재계에 삼성 출신 인사 영입 열풍이 또다시 불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과 관련업계 및 헤드헌팅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주창해온 창조경영을 내세우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아 삼성의 위기의식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어 그룹 주변을 중심으로 8월을 전후로 전 계열사 임원 중 20% 이상이 퇴진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에서만 약 300여명 가량의 임원이 퇴출될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삼성이 실적 악화에 따라 내년 정기인사에서 임원 수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어서 이 같은 소문을 뒷받침한다.시중에 떠돌고 있는 소문의 핵심은 삼성전자가 비용 30% 절감, 신규 채용 20% 축소, 한계사업 철수 및 아웃소싱 추진 등 구조조정을 단행을 검토하면서 여타 계열사들도 덩달아 불통이 튀기고 있는데, 상황이 이렇자 D그룹, H그룹 등이 삼성에서 퇴직한 임원들을 붙잡기 위해 대기 중이라는 것이다.

D그룹, H그룹 삼성 임원 ‘눈독’
 
실제 중견그룹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삼성출신 임원들이 ‘정보통’으로 활약하면서 경영 전반에 큰 도움을 주는 등 위기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까닭에 업계는 최근 삼성그룹의 인재 배출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 퇴직 임원’이라는 꼬리표는 업계에서 볼 때 영입 1순위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삼성그룹 출신인 이명환 전 동부그룹 부회장의 예인데, 그는 그룹 안팎에서 ‘동부그룹 변화의 촉매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재 동부그룹 전체 임원 250여 명 중 100명 가량이 삼성 출신 임원으로, 이 회사는 최근에도 삼성에서 퇴직한 인재를 붙잡기 위해 팔을 걷어올리는 등 얼핏보면 ‘삼성 출신 임원 영입 열풍’의 최선봉에 서있는 모습이다.업계에선 삼성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계속된 실적 부진과 향후 시장 전망이 좋지 않음을 지적하며, 결국 삼성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꽤 많은 수의 임원을 구조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조 1천800억 원으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 2분기에는 영업 이익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외견상 실적 부진에 따라 ‘비용절감’을 위해 유류비나 회식비, 임원 활동비를 줄이기로 했을 뿐, “그룹 차원의 인력 감축이나 구조조정 등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구조조정 계획 없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소문과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사측의 입장표명과 상관없이, 삼성 출신 인사의 맹활약(?)을 기다리는 기업들은 구조조정이 ‘실제 이뤄질 가능성’을 염두하고, 헤드헌터 업체를 찾아 구인요청을 하고 있어 관련 업체는 인력 확보에 고심 중이다. 헤드헌터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출신이라고 하면 ‘검증된 인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중견기업 내부적으로 팽배한 실정”이라며 “이 때문에 중국과 인도 등 해외 업체들도 삼성 퇴직 임원을 스카웃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