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상법·공정거래법·금융법 등 개혁법안 쓰나미 재계 덮친다
개혁법안 서로 연동된 내용 많아 동시 추진 / 지방선거 여당 압승하면 개혁동력 추가 확보
2019-05-16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이르면 7월부터 재벌과 대기업을 겨냥한 개혁법안들이 쓰나미처럼 재계에 밀려들 전망이다. 현재 여권은 정부는 물론이고 청와대와 국회까지 협업에 나서 상법 개정안·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금융감독시스템 도입 등 개혁법안을 준비 또는 이미 추진 중이다. 본격적인 입법화는 하반기로 예상된다. 특히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동력을 확보한 여권의 개혁 드라이브가 그 어느 때보다 거셀 전망이다.▮법무부, 상법개정안 국회 제출법무부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에 관한 정부 입장을 담은 상법 일부 개정안 관련 검토 의견 보고서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상태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모든 정당이 공약하는 등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했던 관련 개정안은 정부 의견이 나옴에 따라 앞으로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상법 개정안에 대해 우원식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올초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재벌개혁의 제도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라며 "기업 내 감시·견제 장치 마련을 위해 상법 개정안 처리와 노동이사제 도입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해 이사 선임 때 소액주주가 자신의 의결권을 후보 한 명에게 몰아줄 수 있게 했다. 또 자회사에 대한 출자비율이 50%가 넘은 모회사가 자회사의 중대한 경영 잘못으로 손해를 입었을 경우 주주가 자회사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 감사위원 한 명을 따로 선출하며 이 과정에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금융통합감독 도입, 금융사지배구조 개편금융당국에서 추진하는 금융개혁안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금융회사지배구조 개편 등으로 요약된다.'금융통합감독 도입'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금융위원회가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2015년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명시했던 사항이나 실제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과 같은 금융전업그룹이나 삼성, 한화 등 금산결합그룹에 대한 금융지주회사법과 같은 법체계가 없어 그룹 내 위험 전이 가능성이 높은 반면 위험감독 수단이 미흡해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가 시급한 과제로 꼽혀왔다. 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의 계열사 주식 소유 문제와 관련해 최근 "삼성생명과 같은 금융사가 개선 방안을 마련하면 국회 입법 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기업의 자발적 개혁을 압박하면서 국회 입법을 하겠다고 예고한 셈이다.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감독원의 독립성 강화와 함께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금융개혁 방향으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말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인사혁신위원회 위원장에 있을 당시 관련 권고안을 낸 바 있다.▮공정거래법 탄생 이후 첫 전면개편공정거래위원회에서 올해 정기국회 기간 입법을 위해 준비 중인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은 상업 개정안과 금융개혁과 연동돼 있다. 김상조 위원장도 올초 "재벌개혁은 공정위뿐만이 아니라 금융위원회의 금융통합감독시스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구체화, 법무부 상법개정안 등 부처별 개혁 방안이 있어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개편안은 경쟁 분야에서 자료제출요구권 등 실태조사의 법적 근거를 강화하는 등 시장구조조사 및 경쟁제한 구제개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또 공정위는 기업집단법과 관련해선 △자회사 지분율 요건·부채비율 요건 개편 △순환출자, 금융·보험사, 공익법인 등 출자규제 △규제대상 회사 지분율 요건 조정 등을 손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