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박준현 사장 "자산배분 글로벌 산업중심 구도로 변화"

2012-06-01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2008년 리먼사태로 시작된 금융위기는 자산관리의 지평을 바꿔 놓았다. 주식과 원자재, 주식과 채권 등이 동조화되면서 분산투자 조건이 옛날과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지역 및 국가 중심 자산 배분에서 글로벌 산업 중심의 구도로 바뀌고 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31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포럼'에서 10억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갖고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자산 관리를 할 때 보통 현금과 부동산, 주식의 3분법으로 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자산관리 개념이 바뀌었다"며 "기존 자산배분모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자산배분모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주식과 원자재, 주식과 채권의 방향이 바뀌었다. 1990년대 주식과 원자재는 마이너스 상관관계였지만 최근에는 주가가 오르며 원자재 가격도 함께 오르는 동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채권 역시 금리가 오르면 주식이 빠졌지만 이제는 금리가 오르면 주식과 채권, 원자재가 한꺼번에 올랐다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역이나 국가 중심의 자산 배분 개념도 바뀌었다. 2007년 이후 미국은 5.7% 하락했지만 IT종목은 27.8% 올랐고, 중국의 경우 20% 하락할 때 소비재 섹터는 25.7% 올랐다. 한국도 12.7% 올랐는데 자동차는 90.7%나 성장했다.

박 사장은 "이제는 지역적 분산, 자산 종류별 분산이 먹히지 않는다"며 "어떤 국가가 글로벌 성장률이 좋느냐가 중요하다. 지역에서 글로벌산업 중심 구도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매수와 매도만 허용되는 자산 배분에서 주식시장이 급등락할 때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도 관심사다.

그는 "시장의 변동이 빠르고 폭이 넓어지므로 이제는 주가가 빠졌을 때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다"며 "단순한 매수와 매도가 아니라 파생상품이나 구조화 상품을 활용해 주가가 빠졌을 때, 채권 가격이 빠졌을 때 놀리지 않고 잘 관리해서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경기 사이클 감안하되 어떤 자산을 편입하고, 어떤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지에 대한 동태적인 자산관리가 필요하다"며 "국내에 한정됐던 시각에서 자본과 글로벌 이슈를 잘 반영하는 나라, 종목으로 시야를 펼칠 때 적극적인 수익 창출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