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주 겨냥 편법 상속·증여 현미경 세무조사 착수

생활적폐 청산작업 신호탄 / 100대 200대 대기업 포함

2018-05-16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문재인 정부가 대기업 사주 일가를 겨냥한 현미경식 편법 상속·증여 세무조사에 착수, 생활적폐 청산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국세청은 16일 편법을 동원해 재산을 상속·증여해온 대기업 및 사주 일가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기업을 사유물로 여기는 사주들의 ‘세금 없는 부의 세습’이 조세정의를 훼손하고, 세금을 성실히 납부해온 대다수 국민에게 박탈감을 준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생활적폐에 해당한다.조사대상은 일감 몰아주기, 기업자금 불법 유출, 차명재산 운용, 변칙 자본거래 등을 일삼으며 편법 상속·증여 혐의가 있는 50개 대기업·대재산가로, 특히 대기업은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기업들이다. 100대, 200대 기업 등도 포함돼 있다.국세청은 △대기업의 자본변동 내역과 경영권 승계 과정 △국내·외 계열사 간 내부거래 △사주 일가의 재산 현황 및 변동내역 △금융거래 내역 △외환거래정보 등을 분석해 세무조사 대상을 '핀셋 선정'했다.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에는 원자재 납품 과정에서 자녀가 운영하는 기업을 중간에 끼워 넣어 부당이익을 제공한 대기업 사주가 포함됐다. 또 친인척과 임직원이 대표인 다수의 외주가공업체로 비자금을 조성하며 기업자금을 불법 유출한 기업도 조사를 받는다. 아울러 계열사가 코스닥 상장기업과의 합병, 우회상장 때 주식을 저가에 자녀에게 넘겨 차익을 변칙 증여한 기업도 조사 대상이다.향후 국세청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과정을 면밀히 검증하고, 경영권 편법 승계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한 검증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