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한나라 서둘러 '좌클릭', 바람 앞 갈대 같아"
여 반값등록금 정책에 쓴소리…칩거생활 마치고 정치활동 재개
2011-06-01 신재호 기자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성북구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강을 통해 "보수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면서 경쟁에서 생기는 낙오자와 약자의 존엄도 존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9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외부활동을 자제해왔던 이 전 대표는 '정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최근 정부·여당의 복지정책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날리며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그는 "지금 한나라당이 내놓은 반값 등록금 정책은 재원확보 방안이 없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며 "한나라당이 서둘러 '좌클릭'하는 모습은 바람 앞에 휘날리는 갈대와 비슷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책이나 공약을 지나치게 과대 포장한 포퓰리즘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재정여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복지 확대는 재정악화와 국가부채 증가로 이어져 후세에게 빚더미의 멍에를 지워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한반도에는 '평화구도'와 '대결구도'가 공존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이명박 대통령은 평화구도에서나 대결구도에서 모두 적절하고 단호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말로는 천안함, 연평도 사과가 선행조건이라고 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에 미련을 갖고 있는 모습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깔아놓은 햇볕정책의 궤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며 "대결구도에 치중해 평화구도를 망쳐서도 안 되지만, 평화구도의 환상에 빠져 대결구도의 허점을 보이면 우리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쉬면서 집에만 있고 누구를 만나지도 않았다"며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는 말도 있는데 그것은 아니고, 두 달 전에 약속된 강연이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킨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칩거를 한다고 해서 집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일이 있으면 국회에도 나오고 평당원으로서 협력할 부분이 있으면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가 제안한 보수대연합에 관한 질문에도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생각하거나 계획한 것은 전혀 없다"며 "그저 대표직에서 물러나,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증인이나 조사대상에 대해 당리당략적인 고려를 하지 않고 철저하게 조사돼야 할 것"이라며 "단순히 현 정권과 전 정권의 대립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도덕성과 청렴성에 우려가 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 제기된 특수검사제 도입 요구에 대해서는 "걸핏하면 특검 얘기가 나오는데, 특검은 막상 하고나면 별로 기대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우선 국정조사에서 진실을 잘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전 대표는 "앞으로 (특강 등 외부활동) 계획이 잡힌 것은 없다. 당 쇄신과 충청권 연합에 대해서도 신임 지도부가 계획을 잘 세워 하고 있는 만큼 외부에서 이해심을 갖고 지켜봐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