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스갤러리, 지석철 작가 개인전 '부재의 서사'展 개최
2019-05-18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소피스 갤러리는 5월 19일 부터 6월 23일 까지 지석철 작가의 개인전 <부재의 서사 A Narrative of Absence>를 개최한다. 한국 극사실 회화 1세대 작가인 지석철은 회화에서 ‘부재의 서사’를 다루기 위해 자신의 아이콘인 ‘미니 의자’를 등장시켜왔다.이번 전시는 197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그의 작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했던 ‘의자’라는 모티프의 개념을 재확인하고, 신작 22점과 그의 전 작품에서 핵심적인 작품들을 선별해 ‘부재의 서사’를 전개하는 지석철의 시대적 작업 여정을 돌아본다.특히 초기작 <반작용> 시리즈로 회귀한 신작 2점은 200호의 대형캔버스로 제작돼 정밀한 극사실 회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색연필에서 유화로, 종이에서 캔버스로, 80호에서 200호로 확장된 신작 <반작용>은 당시 종이로는 80호 이상의 회화를 제작할 수 없었던 시대적 한계에 대한 아쉬움을 풀어낸다. 1980년대 집단적 움직임이 된 한국 극사실 회화의 경향은 당대 주류인 단색평면주의 추상회화에 대한 반발로 형성됐고, 전래의 구상회화 형식을 극복하며 사회적 현실과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을 초현실적 화면 구성과 극사실 기법의 부분 차용으로 나타냈다.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석철 작가는 산업화 시대 물질주의의 만연으로 우리 모두가 영혼을 상실했던 1970-80년대의 시대적 상황과 그 시대를 잇는 동시대의 사회적, 개인적인 상실을 ‘부재’라는 주제를 통해 전개해 나갔다. 그가 선택한 일상적 사물이자 사회적 산물인 ‘의자’는 상실과 부재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오브제로써 그의 회화에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1970년대 말의 초기작 <반작용> 작업에서 등장하는 소파의 등받이 가죽은 앉았다가 사라진 숱한 사람들의 부재를 담고 있다. 소파 단추가 떨어져 나가거나 뜯겨진 가죽에서 우리는 사람의 흔적을 읽어내지만 그곳엔 흔적만 있을 뿐이다.<반작용> 시리즈에 이어 등장하는 미니 의자는 더욱 직접적으로 부재를 나타낸다. 사람이 떠난 미니 의자의 빈자리는 부재 그 자체를 표상한다. 이러한 미니 의자는 서정적이지만 다소 생소하고 낯선 장면 속에 난입하여 또 다른 네러티브를 형성한다. 이렇듯 지석철의 회화는 부재와 상실의 상징적 오브제인 미니 의자를 캔버스 화면 안에 자유롭게 구성하며 ‘부재의 서사’를 만든다. 지석철 작가는 1953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1978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고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78년부터 지금까지 20여 회의 개인전과 70회가 넘는 단체전을 통해 활발한 전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수상으로는 1978년 제1회 중앙미술대전 ‘장려상’을 시작으로 83년 한국미술평론가협회상 ‘석남미술상’, 92년 제8회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 ‘대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을 인정받았다. 그의 작품은 현재 대영박물관(런던, 영국)과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성곡미술관, 호암미술관, 와카야마 현립근대미술관(일본), 포스코 미술관, OCI 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