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 "중수부, 수사로 말하겠다"

2011-06-06     서정철 기자
[매일일보] 김준규 검찰총장은 6일 정치권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의 수사 기능을 폐지하기로 합의한데 대해 "검찰은 국민만 바라보고 본연의 임무, 부패수사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마친 후 대검청사 15층 회의실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중수부는 부패수사의 본산으로서 비리수사를 꾸준히 할 것이며, 진행 중인 저축은행 수사를 끝까지 수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장은 특히 "항해가 잘못되면 선장이 책임지면 되지 배까지 침몰시킬 이유는 없다"며 "모든 것은 국민의 뜻에 따르겠지만 검찰은 흔들리지 않고 수사에 매진하겠으며, 평소 소신대로 수사로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의 이같은 성명에 대해 긴급 간부회의에 참석했던 한 검찰간부는 "향후 중수부의 수사를 지켜 보고 다시 한번 판단해 달라는 취지"라며 "최선을 다하면 국민들도 다시 한번 생각해 주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검찰소위는 3일 중수부의 수사기능을 폐지키로 합의했다. 이에 김 총장은 이날 전국 검사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리고 대검 과장급 이상 간부 30여명을 소집, 긴급회의를 가졌다.

논의는 '정치권의 중수부 수사기능 폐지 방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논의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과는 달리, 주로 '중수부가 어떻게 수사를 잘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까'를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의 부패수준만 봐도 중수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홍일 중수부장도 회의에 참석해 "(부산저축은행 비리수사를) 한시의 차질도 없이 흔들림 없이 진행해 당당히 마무리하겠다"는 수사팀의 의견을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회가 국민의 뜻을 잘 반영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간의 중수부 수사에 대한 비판도 있었기에 열린 마음으로 되돌아보자는 이야기도 있었다"며 "향후 수사를 지켜보고 다시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장이 직접 성명을 발표한 것은 취임 이래 처음이다. 10일 사개특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마디 할 때'가 됐다는 판단이 선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안은 논의 내용을 토대로 김 총장이 집필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