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약속 인증샷 찍겠다는 靑...반발하는 野

靑 "개헌안 자진 철회 계획 없어" / 28일 민생법안 처리 영향 우려

2019-05-23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대통령 개헌안' 처리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3일 청와대와 야당들이 23일 팽팽히 맞섰다. 청와대는 개헌 약속을 어기게 만든 책임이 국회에 있다는 '인증샷'을 찍겠다는 것인데, 야당들은 책임을 뒤집어 쓸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야3당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이 개헌안을 철회하면 멈췄던 국회 개헌 열차가 출발할 것이고 초당적 합의를 통해 개헌을 해낼 수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철회를 공식 요청했다. 이날 야3당 개헌안 철회 기자회견에는 함께 하지 않았지만, 개헌저지선(96석)을 확보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역시 대통령 개헌안에 반대하고 있다. 만약 야4당이 이날 밝힌대로 24일 본회의에 불참하면 개헌안은 개헌안 표결에 필요한 의결정족수인 192명(총 288명 중 2/3명)을 맞출 수 없어 열리지 않게 된다. 즉 한국당 소속 의원 113명만 불참해도 의결정족수가 되지 않는다.이와 관련해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표결 가능성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은 개헌안 철회를 요청한 마당이니 24일 본회의에 불참할 것"이라며 "표결 불성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들 야3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 기구인 국회 헌정특위의 활동을 지켜봐 달라고 재차 정부여당에 요구하기도 했다. 국회 헌정특위 활동 기한은 오는 6월 30일이다.이들은 "여야가 국회에서 개헌에 대한 초당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논의해왔다"며 "(여야) 가장 첨예한 쟁점이었던 권력구조 문제에서도 합리적 대안을 도출하기 직전 단계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초당적 개헌안이라는 옥동자를 탄생시킬 수 있는데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며 재차 국회차원의 개헌논의를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야당은 만약 24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강행하면 28일 예정된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등 민생법안과 '남북정상회담 관련 결의안' 처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반면 당초 5월 초까지 국회 개헌안이 합의만 된다면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할 수 있다고 한 청와대로서는 국회가 올해 내 개헌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며 '적반하장'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몇 차례 말했지만, (개헌안 철회) 문제를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 국회의 몫"이라며 "입장 변화가 없다"고 했다. 국회가 개헌 논의를 서두르지 않아 5월 중순이 넘어가는 지금까지 국회 여야 합의 개헌안이 도출되지 않았기에 이미 발의된 정부개헌안이라도 통과시켜 올해 안에 개헌을 완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청와대가 야4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헌안을 철회하지 않는 이유는 개헌무산의 책임이 국회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 공약을 지키겠다고 수차례 밝혀 왔고, 지난 4월 27일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무산되어 동시선거가 치루어 질 수 없게 되자 직접 유감 메시지를 작성하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한편 헌법 제130조 1항은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26일 개헌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24일에 문 대통령이 발의한 정부 개헌안을 국회 의결에 부쳐야 한다. 이와 관련 24일 개헌안이 일반 법안과 마찬가지로 '투표불성립'으로 처리되는 경우에 국회에 자동으로 계류된다는 해석과 개헌안은 헌법 규정상 '60일 이내에 표결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므로 60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