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최저임금 2020년 1만원에 본격 제동

청와대 장하성 실장 주장 정면 반박

2019-05-24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특정 연도를 겨냥해 임금을 올리는 계획은 합리적이지 않아 신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본격 제동을 걸고 나섰다.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특정 연도를 목표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거나 쉽지 않다면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앞서 지난 3일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 1~3월 경제활동인구와 사업체 노동력 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은 3월까지 고용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 같은 분석을 언급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감소 효과가 없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3개월 정도 통계자료만 가지고 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는 한계가 있고 자체 연구 분석도 하고 있다"며 "다른 물건과 달리 근로와 노동은 가격의 인상이 수요에 미치는 시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올해 일자리 안정 자금을 통해서 직접 지원도 했고 여러 가지 간접 지원도 했지만 이런 정부의 직접 지원을 언제까지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그러면서 우선적으로 올해 최저임금이 인상이 일자리와 임금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는지,시장과 사업주가 느끼는 수용성(부담 수준) 등을 충분히 분석하고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경제컨트롤타워로서 최저임금 인상액을 연도에 맞추려는 계획에 집착해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그는 올해 최저임금을 지난해에 이어 16.4% 인상하는 것이 무리겠느냐는 물음에는 "내가 답변하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고려하고 있는 인상 수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이 같은 김 부총리의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영향'에 대한 입장은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하면서부터 무게중심을 옮겼다. 약 한 달 전까지 고용부진에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던 김 부총리는 최근 "영향이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통계 등으로 나오는 고용부진 지표들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