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산입범위 파문 "1만원 인상해도 실질소득 그대로"
노사 갈등 격화에 임금격차 심화 우려
2019-05-27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국회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월 정기상여금과 월 복리후생비 일부를 포함하면서 최저임금이 인상하더라도 근로자의 실질소득은 그대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상여금 쪼개기'를 가능하게 하는 취업규칙 예외조항이 생겨 노동조합이 있는 근로자와 그렇지 못한 근로자간 임금격차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이 향후 정국을 달굴 전망이다.28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개정안은 산입범위에 월 정기상여금 25%초과분과 현금으로 지급되는 숙식비 및 교통비 등 모든 복리후생수당 7%의 초과분을 내년부터 포함하고, 이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4년까지 100% 산입 목표를 '부칙'에 넣었다.이에 따라 상여금 및 복리후생비를 받지 않았던 근로자들은 이번 개정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상여금 및 수당을 각각 최저임금의 25%·7%미만으로 적게 받아온 근로자들은 '내년'에는 기본급과 직무수당만 최저임금에 포함돼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임금 삭감 영향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그러나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산입 비율이 최종적으로 '최저임금'에 완전히 포함될 경우 낮은 기본급에서 각종 수당으로 임금을 보전 받아왔던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은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즉, 최저임금의 실질 인상률은 지난 2017년 박근혜 정부에서 올렸던 7.3%와 문재인 정부에서 15%를 올리는 것이 별 차이가 없게 된다.'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동력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자릿수로 인상할 경우, 산입범위 확대와 무관한 자영업자와 영세중소기업은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정원석 소상공인연합회 정책사업본부장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지금처럼 모든 업종에 획일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영세업체의 경영 사정은 계속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이번 개정안에는 또 상여금 총액이 변함없다는 전제하에 매월 지급하는 상여금뿐만 아니라 분기ㆍ반기 상여금도 포함할 수 있는 일명 '상여금 쪼개기'도 ‘의견 청취’만으로 가능케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대기업 노동자는 노사간 단체협약으로 이를 저지할 수 있으나 노조가 없거나 협상력이 약한 중소기업 종사자는 어려움이 많아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한편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8일 총파업을 선언하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최저임금위 근로위원 사퇴를 밝히면서 다음달부터 본격화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