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제조업체를 운영해 온 A 사장님은 그동안 일만 하느라 법인의 관리가 소홀하지 않은지 늘 찜찜하던 차에 컨설팅을 전문으로 한다는 곳에서 세무 컨설팅을 받았다. 결과는 매우 처참했다. 회사의 각종 규정을 정비하고 세금 낼 돈을 미리 마련해야 하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평생 일군 재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할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다행인 것은 컨설팅 사에서 마련해 준 솔루션을 따라 하면 세금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중소기업 1세대 창업주들의 은퇴시기가 가시화되면서 세금과 관련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자문을 받아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과연 세금 관련 컨설팅을 제대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우선 신묘한 절세방안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의심해야 한다. 수년간 세법을 다룬 전문가에게도 세법은 어렵다. 세법이 빈번히 개정 될 뿐 아니라, 세법 해석에 대한 납세자의 수많은 질의와 과세당국의 답변이 쏟아지며 새로운 판결도 일상적으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임감 있는 세무 전문가는 만에 하나 본인이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늘 의심한다. 세무와 관련한 언급할 때는 말에 여지를 두는 편이다. 그런데 나의 앞에서 마치 본인만 아는 듯이 신묘한 절세방안을 확언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화끈한 절세방안은 화끈한 리스크(Risk)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화끈한 절세 방안을 이야기하면서 그에 따르는 과세위험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이에 대해 의문을 던져야 한다. 세법은 글로 표현되어 있어서 이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절세 방안은 대부분 이러한 해석 과정에서 도출된다. 세금을 계산해 납부하는 실무 단계에서 세무를 최종적으로 해석하는 자는 과세당국이다. 컨설팅을 제공하는 자가 책임질 수 있는 영역이 절대 아니고 세무 전문가는 본인이 해석한 세법에 대한 의견과 경험을 말해줄 뿐이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검증되지 않은 절세방안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별일 없었다면 앞으로도 크게 별일은 없다. 세금 신고가 끝나면 과세당국은 이를 검증하는 절차를 가진다. 신고 자료를 분석하고 검증하여 의문점이 생기면 어떠한 방식이든지 과세당국은 이를 해소한다. 지금까지 세무서에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면 담당 회계사나 세무사의 신고가 제대로 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컨설팅 회사에서 말한 문제점들이 합리적인 지적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회사에 무슨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간 챙기지 못했던 부분은 이제라도 고치면 되는 것이다. 세금에 대한 두려움, 준비로 떨쳐내자. 최고세율이 50%인 상속세나 증여세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들 수는 있다. 특히 세금때문에 재산이 반토막 날 것이라고 조언을 받는다면 두려움은 더 커질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직 일어난 일이 아니므로 차분히 준비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세법에 대한 접근을 조심스레 하되 본인의 의견을 명확히 밝히는 세무 전문가를 만난다면 그 대응이 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세금은 재산 가치의 증대나 이익 없이는 과세되지 않는다. 즉 세금이 발생했다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익이 생겼다는 이야기이다. 다행히도 비실명거래 등 비정상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100%를 육박하거나 넘는 세율은 없으니 세금을 내고 난 후에도 이익은 남는다. 그런데 간혹 추정되는 세금 규모에 현혹되어 회사 경영에 대한 고민보다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세금에 대해 고민하고 고통 받는 경우가 있다. 세법에서는 납세자의 여러 형편을 살펴 다양한 구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세무전문가와 차분히 준비하자. 괜히 미리 고통 받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