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텃밭 지도가 바뀌고 있다

2019-05-29     박형원 해외건설협회 아시아실장
연초 국제통화기금(IMF)은 2018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전년 대비 0.2%p 상승한 3.9%로 전망하면서 개도국 중심의 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오랫동안 침체에 시달렸던 신흥 개도국 중심의 아시아 경제가 세계경제의 동반 회복세에 가세할 것이며, 인도를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세계경제 흐름의 지배를 받고 있는 글로벌 건설시장도 이러한 시류에 편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건설시장 예측기관인 미국의 IHS는 2018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5.9% 성장한 11조 달러에 근접하고 오는 2021년까지 연평균 5.8%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특히 아시아 건설시장은 글로벌 경기 호전의 기대감 속에서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의 아시아 건설시장 지원 확대 전략과 함께 최근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금융지원 본격화 등으로 인프라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IHS는 2018년 아시아 건설시장 규모를 5조8151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세계 건설시장 규모(10조109억 달러)의 절반을 상회하는 수치로 아시아가 세계 건설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특히 최근 들어 개도국의 경제발전에 따른 산업화 및 도시화의 진전과 함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선진권 국가들의 경기부양 정책이 가속화되고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가 본격화되면서 인프라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우리나라 해외건설 산업도 이 같은 세계경제의 흐름과 기조 속에서 한 해의 절반을 보내고 있다. 5월 29일 기준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전년보다 3.4%가 증가한 133.6억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쳐 아직도 시장기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저유가 파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동지역에서의 수주 부진을 아시아 시장이 메우고 있다면 이는 우리 건설사들의 수주활동 패턴과 현실을 감안할 때 중동 일변도의 수주에서 벗어나 시장 다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이 기간 우리 건설사들은 아시아에서 155건, 77.8억 달러를 수주하여 전체 수주의 60%에 육박하는 수주실적을 올려 이를 방증해주고 있다. 물론 제2의 해외건설 르네상스기로 불리기 시작했던 2005년부터 아시아지역 수주실적은 4차례나 중동지역 수주실적 부진을 보완한 바 있어 이변으로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특히 아시아 건설시장은 전통적인 수주 강국인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외에도 세계 5대 건설시장의 범주에 속한 중국, 인도, 일본 등이 포진해 있어 수주여력이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제도적인 진입장벽 문제로 그간 제 구실을 해내지 못했던 중국시장은 한ㆍ중 FTA 추가협상과 중국의 WTO 정부조달협정 가입 등으로 빗장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며 중동시장 규모와 맞먹어 일찍이 향후 중동 대체시장으로 일컬어지던 인도시장 또한 우리나라 유무상 차관 개시와 더불어 진출업체 및 관심업체 증가로 조만간 수주가 획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관측된다.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미국의 금리인상, 국제유가 회복 지연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맥이 있다. 그러나 우리 해외건설업체들은 50년 넘게 여러 험준한 산맥을 넘어온 경험과 기술이 있고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인 신남방, 신북방 정책이 함께하고 있다.전통적인 EPC 수주에서부터 PPP 등 투자개발 사업에 이르기까지 각종 산업설비, 교통인프라, 전기, 통신 등 다양한 수주가 가능해 이상적인 부챗살 수주영역을 갖춘 아시아 건설시장에서 제3의 해외건설 르네상스가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