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낸 사우디 왕세자…‘원전 수주’ 향방은
“21조원 황금맥”…정부·업계, 다시 키우는 기대감
2019-05-29 변효선 기자
[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다시 등장했다. 사망설까지 나돌면서 사우디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던 원전업계는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된 셈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언론에 매일같이 등장하던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달 28일 이후 4주 동안이나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그의 신변이상설을 제기했다. 이란 언론은 그가 쿠테타로 인해 총격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는 보도를 내기도했다. 그러던 중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통신이 왕세자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제다에서 경제개발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하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사진 3장도 함께 공개했다.그의 등장으로 한국 원전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한국이 사우디에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려 약 21조원(약 200억달러)이 걸려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면서까지 한국 정부가 원전 수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그동안 원전 업계의 속은 타들어가기만 했다. 3~4월 중으로 예상됐던 예비사업자(쇼트리스트) 발표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분위기가 점차 다운됐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왕세자의 사망설까지 맞물리면서 찬물이 끼얹어졌던 것이다.이 같은 배경 아래서 일어난 왕세자의 깜짝 등장은 침체된 국내 원전 업계의 분위기를 회복시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우디 원전 수주에 대한 기대를 다시금 키우고 있다.이와 관련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 왕세자 사망설 등 루머는 루머일 뿐 기존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쇼트리스트 선정 시 향후 16개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가능성 부각될 것이며, 한국전력 등 관련업체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 매우 크다”고 전했다.정부도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방한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이 호의를 보이고 있으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한 알팔리 장관은 ‘한국이 예비사업자에 포함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희망하고 있다”며 “나는 긍정적이다”고 답한 바 있다. 이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언급했다.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이자 원재력신재생원장인 알팔리 장관은 사우디원전 정책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