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속도로 구출 의인, 단순 화제로 끝나지 말아야

2019-05-30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대림대 교수
[매일일보] 지난 12일 제 2서해안 고속도로 상에서 의식을 잃고 중앙분리대를 치면서 진행하던 차량을 앞지르기를 해 앞에서 차량을 강제로 세우고 운전자를 구출한 운전자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쉽지 않은 일이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한 일이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일을 한 만큼 각계 각층에서 후원 등이 지속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간혹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배려하고 몸소 뛰어들어 자신의 일같이 하는 의인들이 숨어있어 각박한 세상을 밝히고 있다.그러나 이 사건을 두고 신문방송에서 희생을 각오하고 구한 일화에 대한 언급은 있는 반면, 이 사건을 통해 숨어있는 일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한 언급은 없어서 조금은 아쉽다.우선 주변의 차량 움직임이다. 고속도로 추월선인 1차선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잘못 처리하면 2차 사고로 이어질 만큼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실제로 연간 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에서 2차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망자수는 평균 33명에 이르고 있다. 또 일반 교통사고보다도 사망할 확률이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날 만큼 심각하다.이러한 상황에서 앞서 사고 난 차량을 세우고 탑승자를 구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주변의 차량들이 밀리면서 저속으로 운행 중이어서 구출차량이 앞서 가서 제동을 하면서 사고 차량을 세울 수 있었다.일반 고속도로 운행 상에서는 불가능한 구출작전이라는 것이다. 구출한 운전자가 차량에 문제를 확인하고 자신의 차량을 희생하면서 정지시킨 행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 그 만큼 잘한 행위이나 주변의 상황도 도와줬다고 할 수 있다.아울러 의인이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출하기 위해 주변에서 비상 망치를 구한 사안이다. 자신의 차량에 비상 망치가 없어 길가에 정지한 트럭에서 비상 망치를 구하기 위해 가로질러 가서 구하고 다시 건너와서 유리를 깨는 행위는 더더욱 위험하기 때문이다.그 만큼 비상망치의 가치를 일깨운 사건이기도 하고 대낮이어서 주변의 상황을 인지하기 쉬웠다는 점도 큰 도움이 됐다. 비상 망치와 소화기는 버스나 트럭 등에만 있어야 하는 비상 장비가 아니라 일반 자가용 등 모든 차량에 운전자 옆에 구비돼야 하는 의무 비상장비다.해외에서는 차량 화재가 발생하면 주변에서 자신의 차량에서 소화기를 들고 나와 함께 화재를 소화하는 행위를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구경하느라 교통이 정체되고 화재가 발생한 차량 자체도 운전자가 보고만 있는 장면이 항상 있다.연간 국내에서 발생하는 차량 화재는 약 5000건이다. 매일 13~14건씩 차량 화재가 발생하는 셈이다. 많다는 뜻이고 엔진룸 과열이나 전기적 단락 등은 항상 차량에서 발생하면 바로 화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 탈출할 수 있는 비상 망치와 초기 소화를 위한 소화기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세 번째로 2차 사고 조치 등 교육의 필요성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현재 2차 사고 등 심각한 사고에 대한 비상 운전 방법, 방지 방법 등 다양한 교육을 받아보거나 받을 수 있는 곳은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미국 등 해외에서는 다양한 위험조치 방법이나 교육기관이 즐비하다.우리는 OECD국가 평균의 세배가 넘는 연간 4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교통 후진국이다. 어릴 때부터 안전과 위험 대처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배우고 성인이 돼도 항상 주지하고 세뇌된 반복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이번 사건을 기회로 우리의 상황을 확인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중요함에도 일회성 화제로 끝나는 듯해 매우 아쉽다. 물론 이번 사건으로 해당 메이커는 새 차량도 지원하고 관계기관에서 표창장도 주는 등 다양한 행위를 하고 있으나 홍보보다는 본래의 취지를 생각하고 개선에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다시 한 번 이번 사건에 대한 의인의 행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닌 만큼 큰 박수와 후원을 보내며, 우리 사회가 더욱 따뜻하고 보듬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박수와 갈채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