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쇼크에 근로시간단축까지...정부 대책마련 분주
'기승전일자리' 부작용 대안은 고민중
2019-05-30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청와대가 심각한 부작용을 드러낸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관련 부처들이 후속대책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정부 대책들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상태. 한마디로 '기승전일자리' 대책들이다.일자리 주무 부서인 고용노동부는 30일 정보통신기술(ICT) 업종 기업인들을 만나 7월부터 시행되는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ICT 분야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한 대표적인 업종이다. 제조업과 달리 업무 자체가 '나인 투 식스'(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 방식이 통용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 자리에서 고용쇼크를 해결하기 위한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뒀다. 그는 "ICT 업종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업종 중 하나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보다 많은 청년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며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과 삶의 질을 모두 향상시켜 사업자와 노동자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는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부 소관 41개 공공기관 기관장이 참석하는 공공기관장회의를 열고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25조5000억 원)인 산업부와 산하 공공기관 예산을 일자리 창출에 최대한 활용하는 '청년고용 친화형 예산·투자사업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특히 올해 6조7200억 원 규모의 사업 가운데 일자리 연계형 사업을 현재 11.3%에서 50% 수준까지 늘리기로 했다. 예산사업 지원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고용 확대 계획이 있는 기업을 우대하는 방식으로 민간 기업에 고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산하기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도 조속·확대할 예정이다.한편 이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4월 사업체노동력조사결과'에 따르면 안정적인 일자리인 상용직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76만7000원으로 전년(357만5000원)보다 5.4% 늘었고, 임시·일용직은 1년 전 150만원에서 올해 4월 157만4000원으로 4.9%(7만3000원) 증가했다. 좋은 일자리는 줄고, 나쁜 일자리는 늘어난 것이다.이처럼 고용지표가 악화하고 이에 따라 최근 소득분배 지표마저 악화하면서 전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은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소득분배지표를 "아픈 지점"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표 악화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저소득층 소득을 높이기 위한 특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분배 완화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청와대의 기조에 부처들은 보조를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