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참여연대뿐? 김동연 대신 장하성-김상조 전면에
2019-05-30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경제 민주화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맡게 됐다. 또 청와대는 정부 내 경제 문제 논의를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하기로 했다'는 브리핑을 발표했다가 표현을 수정하기도 했다. 경제 컨트롤 타워인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뒤로 하고 참여연대 출신인 두 인사가 '재벌 개혁' 전면에 드러나는 모양새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최근 국무회의에서 홍장표 경제수석이 경제 민주화 추진 과정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위에 '경제 민주화 태스크포스(TF)'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공정위는 현재 기업집단국 총괄 서기관을 팀장으로 하고, 2명의 사무관을 배치해 총 3으로 TF구성을 마친 상황이다.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TF는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 각 부처에서 진행하고 있는 경제 민주화 정책의 진행 상황과 시간표를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또 경제 민주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처 간 이견도 조율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민주화 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 중 '법률 정비'는 공정위가 다루는 공정거래법뿐만 아니라 상법, 자본시장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하고 전개해야 할 부분이라 부처간 이를 조율할 수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있어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재벌에 자체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하고 4대 갑을관계 해소 대책을 마련하는 등 경제 민주화 관련 정책을 차근히 준비해왔다. 지난 4월에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란에 제기된 '경제민주화 정책을 지지한다'는 청원에 정부를 대표해 답변하기도 했다.다만 경제 컨트롤타워를 자처하는 기획재정부 수장인 김 부총리를 두고 서열이 낮은 공정위 수장이 TF를 총괄하게 된 점은 이례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전날인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가 끝난 후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해 관련 부처 장관들과 함께 경제 전반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회의를 계속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가 논란이 된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해'를 '장하성 정책실장과 관련 부처 장관들이 함께'로 수정한다고 밝히는 헤프닝이 있기도 했다. 최근 김 부총리과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뭇 다른 입장차를 보여왔다. 장 실장은 연구기관의 결과를 인용해 고용감소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김 부총리는 임금 영향이 있다면서 속도 조절론을 제기해왔다.참여연대에서 몸 담았던 김 위원장과 장 실장이 문 정부의 경제문제 전면에 나서면서 재벌개혁과 갑질 근절 등 경제민주화 기조는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