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시대’ 맞아 미래 먹거리 확보 속도

LG전자, 로봇사업 강화 일환 산업용 로봇 제조사 ‘로보스타’ 인수
최근 ZKW 인수로 전장사업 강화 진행…다음 선택지에 관심 집중

2019-05-30     이우열 기자
[매일일보 이우열 기자] LG전자[066570]가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를 인수했다. ‘구광모 체제’를 앞두고 있는 LG가 최근 LG전자를 중심으로 미래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7월 중 로보스타가 실시하는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20%를 취득할 예정이다. 주식 수는 보통주 195만주, 투자금액은 약 536억원이다.이어 LG전자는 내년 말까지 로보스타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중 일부인 13.4%를 추가 인수, 지분율을 33.4%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자회사로 편입되는 셈이다.로보스타는 1999년 설립돼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 꼽힌다. 주로 디스플레이‧반도체‧자동차 등의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스카라로봇과 원통좌표로봇 등을 생산, 판매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065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1%, 54.9% 증가한 수치다.LG전자는 올해부터 도입하는 지능형 자율공장 구축에 로보스타의 산업용 로봇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이번 로보스타 인수는 LG전자의 로봇사업 경쟁력 강화 의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 2일 로봇 감성인식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가진 국내 스타트업 ‘아크릴’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고, 지난해부터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에스지로보틱스’와 관련 로봇 개발 협력에 나서고 있다.이외에도 LG전자는 최근 ㈜LG와 함께 지난달 말 약 1조4400억원을 투입,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 제조회사 ZKW를 인수했다.ZKW의 지난해 매출은 약 12억6000만유로(약 1조6500억 원)이며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용 조명 시장은 지난해 245억달러(약 28조원) 규모에서 2020년 290억달러(약 3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LG전자의 전장사업 분야를 담당하는 VC사업본부가 올해 1분기까지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ZKW 합류가 반가운 상황이다.당시 조성진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은 “이번 인수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LG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의 성장동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며 “LG전자의 앞선 IT기술과 ZKW의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술을 결합해 자동차용 라이팅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VC사업본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며 “전장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ZKW와의 시너지도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한편,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LG그룹의 적극적인 M&A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어느 기업을 품에 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특히, LG그룹은 타 분야 대비 반도체 부문에 약점을 갖고 있다. 때문에 이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 나올지 관심사다.현재 LG그룹은 ㈜LG가 2014년 인수한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실리콘웍스’를 통해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실리콘웍스의 매출은 2015년 5358억원, 2016년 6100억원, 2017년 6927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5년 558억원, 2016년 506억원, 2017년 452억원으로 감소세다.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리콘웍스는 국내 팹리스 1위 업체이자 LG그룹의 반도체 선봉장에 있는 기업”이라며 “LG그룹이 그리고 있는 가전과 IoT, 자동차 전장 산업 등의 중장기 전략에서 실리콘웍스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