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은행강도를 선처한 까닭은?

2011-06-15     서정철 기자
[매일일보] 두 아이를 입양해 키우던 40대 은행강도에 대해 법원이 평소 성실하게 가정을 꾸려 온 점 등을 참작,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강도 범죄의 경우 법정형이 3년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법원이 은행강도에게 새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선처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광주지법 제6형사부(부장판사 김용배)는 금융기관에 들어가 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강도)로 구속 기소된 김모(40)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김씨가 휘발유로 금융기관을 위협해 현금을 강취한 것은 수단의 위험성 등에 비춰 죄질이 가볍지 않으나 피해 금융기관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해금액이 전액 회수된 점,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김씨가 어려운 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처와 함께 두 아이를 입양해 양육하고 있고 동료와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 4월18일 오후 5시27분께 광주 광산구 모 금융기관에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 휘발유 3통을 뿌린 뒤 불을 지를 것처럼 위협해 현금 27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돈이 담긴 사료포대를 들고 금융기관에서 200m가량 달아나다가 추격에 나선 농협 직원들과 시민들에게 붙잡혔다.

조사 결과 김씨는 덤프트럭 등 차량 할부금 등 개인채무 2억여 원을 감당하지 못해 은행강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