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문화산업진흥원장, 관사서 자살

비리의혹 경찰 내사에 압박받은 듯

2011-06-17     한승진 기자
[매일일보] 전남문화산업진흥원 운영 비리 등을 둘러싸고 경찰 내사를 받아온 김모 원장(46)이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 전남 무안경찰서와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5분께 김 원장의 관사인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모 아파트에서 김 원장이 숨져있는 것을 진흥원 직원이 발견, 119에 신고했다.

직원 A씨는 "오전 9시가 지나도록 원장이 출근하지 않아 관사로 찾아갔더니 방안에 숨진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방안에는 타다 남은 연탄불과 숯불이 남겨져 있었고 유독가스가 새 나가지 않도록 문 틈마다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다.

경찰과 소방본부는 김 원장이 연탄불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특히 경찰은 김 원장이 계약직 직원 급여 비리와 이른바 '유령직원' 운영 등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 내사를 받아온데 따른 심리적 압박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3월 10개월간 일할 계약직으로 채용된 뒤 4월14일 해고 통보를 받은 한 30대 연구원에 대해 진흥원 상급자가 월급반납을 요구한 경위와 해당 연구원이 실제로는 2월부터 근무하고 있었던 점 등 진흥원의 석연찮은 인력 운용 체계에 대해 제보 등을 근거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출신인 김 원장은 IT 관련 업체 인터넷 기술팀을 거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지역문화산업팀장 등을 거쳐 지난 2008년 7월부터 전남문화산업진흥원장으로 재직해 왔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