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이 특성에 따라 영어 학습 스타일도 다르다
2019-06-03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자녀의 영어실력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부모라면, 무조건 공부하라고 강요만 하지 말고 자녀가 좋아하는 학습방식을 찾는 게 급선무다.예를 들어, 30분 동안 영어 단어 50개를 모두 외워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방법을 활용해야 당신의 자녀가 가장 쉽고 정확하게 학습할 수 있을까? 어떤 아이는 연습장에 빽빽하게 써볼 것이다. 단어를 하나씩 소리 내어 발음해보는 아이도 있고, 잠시도 한 자리에 있지 못해 산만하지만 손짓 발짓을 동원해 나름대로 단어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학생도 있다.이처럼 사람들은 각기 다른 학습 스타일을 갖고 있다. 시각적 학습 스타일, 청각적 학습 스타일, 신체감각적 학습 스타일 등이 대표적인데, 모든 사람이 반드시 한 가지 스타일만 지닌 것은 아니다. 개인에 따라 두 가지 이상의 스타일을 함께 갖고 있기도 한다.시각적 학습 스타일을 지닌 아이들은 책 읽기를 좋아하고, 직접 행동하거나 말하기보다는 관찰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유형은 영어 듣기를 할 때 그림이나 사진, 동영상 등과 같은 시각자료를 활용하고, 받아쓰기를 한 후에는 스크립트를 이용해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유리하다.영어 말하기를 할 때도 만화나 영화 등에서 등장인물이 말하는 것을 보면서 직접 따라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영어 읽기를 학습할 때는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려가며 읽는 것이 흥미 유발에 도움이 된다. 영어 쓰기의 경우, 그림과 글이 조합된 그림일기를 쓰게 한다거나 라이팅 툴인 ‘아이디어 맵’을 활용해서 생각을 정리한 뒤 글 쓰는 활동을 하면 좋다. 한마디로 공부할 내용을 눈으로 볼 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청각적 학습 스타일의 아이들은 공부할 내용을 귀로 들을 때 제일 잘 배운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듣거나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타인에게 설명해 주는 것을 즐긴다. 책을 읽을 때도 눈으로만 조용히 읽기보다는 소리 내어 읽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읽기의 경우 오디오북을 활용하고, 말하기는 자신이 말한 것을 녹음하여 직접 들어보도록 하거나 말소리가 잘 들릴 수 있도록 조용한 환경을 조성해주면 도움이 된다. 소리에 민감한 만큼 주위 소음에 의해 쉽게 주의가 산만해 지기도 하므로 듣기 학습을 할 때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신체감각적 학습 스타일의 아이들은 직접 만지고 조작해보고 몸을 움직일 때 학습 효과가 가장 크다. 이런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서 수업 듣는 것을 지루하게 느끼기 때문에 몸을 가만히 놔두지 못한다.하지만, 다채로운 실험이나 신체 놀이를 통한 수업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한다. 따라서 듣기를 할 때도 듣지만 말고 들은 내용을 요약하며 적는 등 몸의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말하기의 경우에는 주변 친구와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읽기를 할 때에는 자신이 글에 나온 등장인물이 되어서 마치 연기를 하듯 소리 내어 내용을 읽어보는 것이 좋으며 영어 연극, 뮤지컬 같은 활동을 함께하면 재미있게 말하기 실력을 높일 수 있다. 쓰기의 경우 여러 읽기 자료와 듣기 자료 등에서 유용하거나 마음에 드는 표현을 정리한 뒤 나중에 글을 쓸 때 활용해 볼 수 있다. 돌아다니면서 단어를 암기할 때 가장 잘 외워지는 활동적인 아이에게 가만히 앉아서 손으로 써보며 외우라고 하면 학습 효과가 떨어질 게 분명하다. 쓰면서 학습하는 아이에게 눈으로 읽으면서 학습하라고 강요해도 마찬가지다.‘다른 아이들은 모두 차분하게 영어를 공부하는데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산만할까’이라면 한 번쯤 아이의 성격과 기질을 고려해 학습 스타일을 확인해보자. 학부모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학습 스타일을 3가지로 나눠 설명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평소 모습을 꾸준히 지켜보며 그에 맞는 학습방법을 제안해 주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