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최저임금 1만원 되면 최대 14만명 실업자 만든다"

국책 연구기관 첫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 제기

2019-06-04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책연구기관 최초로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을 들고 나왔다. 이는 청와대의 최저임금 인상 드라이브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라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최저임금 인상으로 90%의 긍정효과가 나타났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악영향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득 양극화 논란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4일 KDI가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경수 인적자원정책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4월까지 고용동향을 봤을 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없거나 아주 작다"면서도 "이는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 효과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최 연구위원은 이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올해 고용 감소 규모를 3만6000명~8만4000명대로 전망했다. 이는 국내 임금근로자 수를 2000만 으로 설정한 뒤 이를 미국과 헝가리 연구결과에서 추출한 고용감소 계수(고용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탄력성)를 각각 적용한 것이다. 최저임금이 연속해서 대폭 인상되면 그에 따른 고용영향 탄력성 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특히 그는 앞으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규모가 인상폭에 비례해 확대하지 않으면 고용영향은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이 없는 상황을 전제할 경우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15.3%씩 대폭 최저임금이 오른다면 고용감소폭은 2019년에 9만6000명, 2020년에 14만4000명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서비스업 저임금 단순노동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더구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정부지원 규모가 늘면 노동시장의 임금 질서도 교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한편 청와대는 이날 최저임금 논란과 관련 "야당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라고 하면서 국민소득은 감소하고 경제성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에 적용됐던 말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김의겸 대변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