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그림손, 김진관 개인전 '텅 빈 충만 展' 개최
2019-06-04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갤러리 그림손에서 유약한 식물들이 창출하는 생성의 여백을 화폭에 담아낸 김진관 작가의 20번째 개인전 '텅 빈 충만 展'을 6월 6일 부터 19일까지 선보인다.작가는 작은 씨앗들과 풀잎들이, 그것도 수분을 잃고 자신의 생기를 자연의 바람 속에 내어 준 채 말라 비틀어진 자연의 미물들을 인생을 은유하는 주제로 작품 속에 담았다. 즉 ‘순환하는 자연’이란 개념과 연동되는 여백(餘白)을 회화주제로 작품을 완성했다.여백은 유한한 공간 속에서 무엇인가 행하고 난 뒤 남겨진 공간이다. 작품에는 ‘그려진 것’보다 더 커다란 ‘그려지지 않은 공간’ 즉, 넓은 여백이 자리한다. 그 안에 작은 씨앗, 얇은 풀잎과 같은 유약한 자연물이 하나 둘 자리한다.그것은 마치 점이나 선의 군집처럼 보이거나, 점과 선 사이를 오가는 자유분방한 서체(書體)처럼 보이기도 한다. ‘텅 빈 충만!’ 작가 김진관의 작품 세계에는 비움 옆에 채움을, 소우주에 대우주를 연결하면서, 타자와 연결해 주체의 세계를 드러내 보이는 피아(彼我)의 세계관으로 가득하다.‘피아’란 사전적 의미로 “그와 나 또는 저편과 이편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내 손은 내 몸으로 연결되는 소우주이고, 내 몸은 대우주로 연장되는 소우주이다.작가 김진관이 자신의 작품 속에 드러내는 피아의 세계관은 자연의 '미물'인 소우주가 공기, 빛, 대자연계와 교류하면서 ‘텅 빈 여백의 공간’ 속에 자연의 근원적 고향인 대우주를 넉넉히 품어낸다.유약한 자연의 '미물'을 통해서 넓은 ‘생성의 여백’을 만들고 그곳에 ‘텅 빈 충만’이라는 동양적인 우주관과 미학을 담아내고 있다. 말라 생명의 의미를 잃었으나 여백을 통해 다시 살아나 우주적 몸짓으로 회귀하는 '충만'에 일별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