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이상헌 “KDI, 최저임금 부정적 효과 전제하고 분석한 느낌"
2019-06-05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소득주도성장론의 대표적인 옹호자인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국장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용 탄력성이 국가마다 특징이 있어 외국 추정치로 최저임금 효과를 예상·공개하는 것은 드물다. KDI가 미국과 헝가리의 최저임금 고용 탄력성 추정치를 가져다가 한국의 사례를 짐작했다"며 "탄탄한 분석 없이, 토론에 불기운만 보태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이번 KDI 분석은 그런 점에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했다.그는 이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의 근거로 제시된 미국의 추정치 -0.015(고용 0.15% 감소)는 대부분 1970∼1980년대 자료이고 그 이후 추정치는 0에 가까워 전체적인 고용 감소 효과는 없는데도 오래된 데이터를 사용한 것은 부정적 효과를 전제하고 분석했다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그는 또 KDI가 결론을 추가로 뒷받침하고자 프랑스 사례를 채택한 데 대해서도 "KDI 분석이 주목한 2000년대 최저임금 인상은 프랑스가 35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면서 불가피하게 시간당 임금을 조정하면서 생긴 일이지 갑자기 최저임금을 인상한 게 아니다"라며 "부정확하고 편의적인, 그것도 외국에서 수입된 추정치를 기초로 KDI가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 정책 사례도 부적절하게 사용돼 분석보다는 용기가 더 돋보인다"고 했다.이 국장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ILO에 근무하면서 임금주도성장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임금주도성장론은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교수시절 소득주도성장론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