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TF팀?", 이명박·국정원 진실공방
李측 "공작정치" 총공세, 국정원 "정쟁에 이용말라"...朴, '이 후보 사건본질 외면, 난센스'
[매일일보닷컴] 한나라당 대선 경선 이명박 후보측은 14일 국정원이 이 후보 친인척의 부동산 조사 사실을 시인한 것과 관련 "공작정치의 내막이 드러났다"면서 총공세에 나섰다.
국정원은 앞서 13일 "직원 1명이 지난해 공무상 필요에 의해 적법 절차에 따라 행자부의 부동산 관련 자료를 열람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열람자료의 활용.상부보고.대외유출 여부 등을 자체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측은 이날 여의도 선대위 사무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을 정권교체를 저지시키려는 김대업식 공작정치로 규정짓고 한나라당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진수희 대변인은 "국정원이 야당 대선후보를 죽이기 위해서 근 2년 가까이 뒷조사를 하고 여의치 않으니까 그동안 공작했던 자료를 언론과 여당과 일부 야권에까지 흘려 마치 무슨 큰 의혹이 있는 것처럼 공작을 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진 대변인은 또 "국정원의 이 같은 공작은 청와대가 사전에 알았든지 아니면 사후에 보고를 받았던지 둘 중 하나"라면서 "이명박 후보의 친인척 재산이 이명박 후보 것이라고 덮어씌우는 천인공로할 일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집권 저지를 목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국정원과 청와대의 권력형 공작정치에 대해서 당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면서 "양대 후보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이러한 정치공작에 당이 미온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후보측은 ▲국정원장 및 국정원 관계자에 대한 법적 조치 ▲국정원과 청와대의 배후설 진상 규명 ▲15일 긴급최고위원회의, 16일 긴급의원총회 소집 및 관련 상임위원회(정보위, 행자위, 건교위, 재경위, 법사위) 개최 ▲당 공작정치저지범국민투쟁위원회 산하에 '국정원의 이명박 음해 규명을 위한 특별조사팀' 구성 등을 당 지도부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측의 '대정부 투쟁'은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 후보측은 현재 "국정원 내에 일명 '이명박 TF팀'이 존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팀 구성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 중이다.
박형준 공동대변인은 "(이번 일을) 국정원 단독으로 하진 않았을 것이다. 전직 차장급이 관여한 정치 사찰과 공작을 청와대가 몰랐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TF팀 구성의 배후에 노무현 대통령 및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광근 공동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현 정권은 공작과 은폐의 그림자가 뒤덮고 있는 거짓말 공화국.은폐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조사결과, 한 직원이 지난해 공무상 필요에 의해 적법 절차에 따라 행자부의 부동산 관련 자료를 열람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현재까지 상부 보고나 외부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자체 조사가 진행 중이고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국정원을 정쟁에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국정원에서 청와대로 보고됐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 보고와 조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민정수석실 자체 조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재강조했다.
천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이 사안으로 정치공세를 다시 하고 있다"며 "(그러나)검찰이 수사하고 있고 국정원도 자체 조사중이며 검찰에 적극 협조하겠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 대변인은 "저희로서는 수사가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이뤄져서 의문이 해소되길 바란다"면서 "정권 차원의 정치공작 운운하며 근거없는 정치공세의 소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천 대변인은 '필요한 공무를 위해 열람했다'는 국정원측 입장에 대해서도 "공무가 무엇인지는 국정원이 밝혀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가정보원 재직 시절 ‘이명박 TF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상업 전 국정원 2차장(사진)은 13일“정보기관을 흔들려는 황당한 정치공세”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고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이 언론에서 이 전 차장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보기관이 얼마나 탈정치화했는데 이런 허무맹랑한 주장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런 황당한 주장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도 없고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다”고 불쾌해했다.
한편 박 전 대표측은 국정원이 여전히 '공작정치'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판하면서도 이 전 시장이 이를 빌미로 검증국면을 비켜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국정원이 이 전 시장에 대해서만 뒷조사를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아직도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대선정국에서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은 한심하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특보는 "막중한 국정을 맡을 지도자의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검증은 철저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런 것을 핑계로 어영부영 검증을 소홀히 해서 잘못된 지도자를 뽑는 사태가 있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대변인은 "국정원이 본연의 업무에서 벗어나 특정 정치인의 뒤를 캐는 것은 잘못된 일인 만큼 관련자들을 문책해야 하지만 이 후보가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