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치기 후 여성 특정부위 훼손…변태범죄 ‘전국’ 확산
현금ㆍ귀중품 그대로…“피해 더 있다” 괴소문 나돌아 주민 불안
2008-07-17 류세나 기자
경찰 귀갓길 여성 잇단 ‘변태 피습’ 수사
“마치 숨어있다가 달려든 것처럼 한 남자가 둔기로 내리쳐”
주택가에서 노약자나 부녀자를 둔기로 실신시킨 뒤, 금품은 그대로 둔 채 특정 부위에 상처를 낸 뒤 달아나는 ‘변태 피습’이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비슷한 유형의 미신고 피해가 최근 석달새 최소 2건 정도 더 있다’는 괴소문마저 나돌면서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문제는 금품을 손대지 않는 이 같은 강력범죄가 지난 5월부터 석달간 5~6건이나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경찰은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6일 광주경찰청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새벽 0시30분께 광산구 송정동 한 주택가에서 주민 A씨(62.여)가 30~40대로 보이는 남성에게 둔기로 머리를 얻어맞고 실신했다. 실신 상태에서 특정 부위를 훼손 당한 A씨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현재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골목길 집에 거의 다다랐을 때 갑자기 누군가 등 뒤쪽에서 둔기를 내리쳐 정신을 잃었다”며 “머리 부위를 만져보니 피가 흘러나와 큰 소리를 쳐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이날 A씨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나온 주민 김모(53)씨는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해 “새벽에 소리가 나서 밖을 나가 보니 머리에 피를 흘린 채 한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경찰은 폭행 당시 A씨의 손가방 안에 있던 현금과 귀중품은 그대로 남은 채 신체 특정 부위만 상처를 입은 점에 주목, 금품을 노린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고 용의자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지난 5월부터 ‘퍽치기’ 기승
문제는 여성을 상대로 한 이른바 ‘퍽치기’ 후 ‘특정부위’를 훼손하는 변태적인 범죄가 이 지역에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앞서 지난 5월15일 새벽 2시께 A씨가 폭행당한 집 근처에 사는 팔순을 훌쩍 넘긴 B씨(82.여)도 잠깐 볼 일을 보러 대문 밖에 나섰다가 신원을 알 수 없는 괴한으로부터 같은 방법으로 피습을 받고 병원에서 한달 가량 치료를 받은 바 있다.B씨는 경찰 진술에서 “잠이 오지 않아 대문을 나서는 데 마치 숨어있다가 달려든 것처럼 한 남자가 둔기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쳤다”며 “순간 정신을 잃어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가운데 ‘비슷한 유형의 미신고 피해가 최근 석달새 최소 2건 정도 더 있다’는 괴소문마저 떠돌아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이른바 ‘공포괴담’. 주민들은 “경찰에 접수되지않은 비슷한 범죄가 올 5월부터 적어도 3건은 더 된다”며 “이 일대 주민들은 밤에는 아예 바깥 출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사실에 이어 ‘괴담’까지, 주민 공포
주민들의 진술에 따르면 ▲지난 6월 초순 오전 1~2시께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60대 주부가 괴한에게 피습을 당했고 ▲지난 5일 새벽에도 귀가하던 50대 부녀자가 낯선 남자에게 둔기를 맞고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소문이 인근에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경찰은 범행이 주로 새벽 시간대에 발생하고 부녀자와 노약자를 희생양으로 삼은 점, 범죄수법이 끔찍한 점 등으로 미뤄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2년 전 발생한 뒤, 잠시 뜸했던 같은 수법의 사건이 지난 5월부터 잇따라 발생하자 긴장상태에서 탐문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특이한 변태범죄가 연이어 터지면서 소문이 꼬리를 물고 확산되는 것 같다”며 “그러나 확인된 동종범죄는 단 2건에 불과하다”며 괴담성 루머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이 일대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최근 경남지역에서도 ‘퍽치기’와 같은 엽기적인 사건과 함께 출처불명의 해괴한 악성 루머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경남지역에도 ‘악성루머’ 확산
창원지역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는 지난 6월 말부터 여학생들 뒤에서 ‘뻐꾹 뻐꾹’소리를 낸 뒤 이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면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가한다는 속칭 ‘뻐꾸기 아저씨’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고, 마산지역에서는 일명 ‘퍽치기 아저씨’ 루머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이를 전후로 최근 인터넷 한 포털사이트에는 “어머니가 퍽치기를 당했다” “친구가 퍽치기를 당했다”와 같은 네티즌들의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