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19일 검증청문회 열지말아야”
열린우리당 “이회창 가당치도 않은 훈수 자중해야”
2008-07-17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6일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의 검증공방 자제를 촉구하면서 후보 검증청문회 개최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죽여야 한다는 식으로 간다면 이는 이성을 잃어가는 것"이라며 "각 후보들은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버리는 심정으로 자제해야 하며 소탐대실의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은 외부, 특히 정권이나 여권 측으로부터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해 제기될 극심한 네거티브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며 "이것을 막지 못하면 대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19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검증 청문회를 앞두고서도 이 전 총재는 "후보 검증청문회를 개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재섭 대표 앞으로 보낸 공개 질의를 통해 "당의 검증위 활동에 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청문회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는 후보들만이 아니라 검증위 활동에 대해서도 불신감을 갖게 되며 차라리 검찰에 넘겨 확실하게 진실을 밝히라는 요구가 나올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어 "당은 후보 검증도 적정히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동시에 후보들을 보호할 책임도 있다"며 "당 안에서 지나친 검증공방으로 후보들이 큰 상처를 입는다면 이는 바로 당의 상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당 "이회창 가당치도 않은 훈수 자중해야"
열린우리당은 이에 대해 17일 "가당치도 않은 훈수"라고 비판하며 "이회창씨는 자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호중 대변인은 이날 영등포 중앙당사에 가진 현안 브리핑에서 "이회창씨가 한나라당 후보검증청문회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주목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이회창씨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보내서 한나라당의 신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최근 한나라당의 후보 검증에 대해서 훈수를 했다고 하는데, 이회창씨가 과연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고 후보 검증에 한몫 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그러나 국민의 의혹을 풀어주겠다고 한나라당에서 계획해온 후보검증청문회가 이렇게 전직 대통령 후보의 훈수로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보고 있다"며 "만약 한나라당의 후보검증청문회가 이회창씨의 훈수에 따라 없어지게 된다면 그것은 아마도 이회창씨께서 다른 후보들과 후보검증청문회 혹은 후보 검증 대열에 끼고 싶어서가 아닐지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검찰이 현재 이명박 후보의 초본 부정발급 사건과 천호동 땅 특혜사건을 수사 중에 있다"며 "이것과 더불어 한나라당이 후보검증청문회를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모든 후보들의 모든 문제점들이 검증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국민들과 함께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