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에 韓 경제 큰 타격 전망
대중 수출 등 '직격탄'… 내수증가세 둔화 속 경제 전반 악재 전망
2019-06-17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재발하면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예상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폭탄을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중국이 비슷한 규모의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지난달 미중 무역협상 이후 봉합되는 듯 보였던 양국간 무역전쟁이 재발됐다.일부 신흥국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에 미국의 금리 인상오가 유럽연합(EU)의 제로금리 연장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 무역전쟁 이슈가 더하게 생겼다.다음주 산유국 회동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불확실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런 대외 변수들이 한국 경제에 악영향으로 작용될 것으로 우려된다.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다음달 6일부터 340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중국산 재화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매기고 160억달러 규모에 대해 여론 수렴을 거쳐 관세 부과를 확정할 계획이다.이렇게 되면 항공우주, 정보통신, 로봇공학, 신소재 등 중국산 수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실상 수출길이 막힌다.중국도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중 농산품, 자동차 등을 포함한 품목 340억달러 규모에 대해 다음달 6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나머지 화학공업품, 의료설비 등에 대한 관세 부과는 추후 발표할 계획이다.중국의 대미수출이 막히면 한국의 대중수출도 즉각적으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현대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수입품의 10%에 이르는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줄어들 경우 한국의 대중국수출액은 282억6000만달러(31조원)가 감소한다.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감소폭은 한국의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 1421억2000만달러의 19.9% 지난해 기준 총 수출액 5736억9000만달러의 4.9%에 이르는 규모다.한국의 대중국 수출품목 중에 전기장비와 IT, 정유화학산업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크게 볼 것으로 분석됐다.이는 따라서 불안한 한국 수출 경기에 설상가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한국의 1~10일 수출액은 124억달러로 전년 대비 2.0% 성장하는데 그쳤다. 정부는 6월 한 달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와 지난해 6월 대규모 선박수출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세계무역기구(WTO)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가장 높았던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올해 1분기 8위로 떨어졌다. 따라서 수출 규모 순위도 지난해 6위에서 올해 1분기 7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한국 경제의 내수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마저 악화된다면 이는 한국 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현대경제연구원은 “트럼프발 통상전쟁이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뿐만 아니라 국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환율에 대한 압박이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및 통상분쟁에 대해 주변 국가와의 국제 공조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미국 환율압박에 따른 신환율전쟁과 약달러 정책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에 대비해 외환시장 안정화, 비가격 경쟁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