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경문제, 기업이 관심 갖고 먼저 움직일 때

2018-06-20     윤혜진 락앤락 커뮤니케이션 팀장

[매일일보] 세계는 일회용품과의 전쟁을 선포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정책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마련됐고, 올 초 우리나라도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부터 불거진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문제가 그 무엇보다도 빠르게 국민적 이슈로 떠올랐다. 그 동안 외면하기 바빴던 불편한 진실, 일회용품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1인당 일주일 평균 커피 음용량이 12잔 넘는다는 조사가 있을 만큼 진한 커피사랑을 자랑하는 한국의 골칫거리 일회용품은 단연 일회용컵이다. 지난 5월 환경부는 커피전문점 16곳, 패스트푸드점 5곳과 개인컵 음료할인 등의 혜택을 주요 골자로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길을 걷다 보면 가장 흔히 보게 되는 일회용컵 쓰레기가 이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우리 스스로도 잘 인식게 됐다.

이와 같은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 그 방증은 텀블러 판매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1~5월) 자사 텀블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으며, 특히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4~5월 텀블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60% 가까이 급증했다. 텀블러가 우리 일상 생활용품으로 자리잡아 갈수록 디자인과 성능도 다양화 되는 추세다. 과거, 단순하고 투박했던 보온병이 아니라 색상·형태·용량·뚜껑의 모양까지 고려해 구매를 결정짓는 텀블러는 하나의 패션아이템이자 주목 받는 가치 소비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일회용컵에 대한 경각심이 사회전반에 널리 퍼져가고 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부터다. 이미 근 몇 달간 주요 화제로 다뤄져 왔고, 또 일년 중 단 하루 있는 환경의 날도 지난 이 때. ‘냄비’에 자주 빗대어 이야기 되듯, 한 순간 끓어 올랐다 푹 꺼져버리는 일회성 관심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 나가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때다. 

비단 환경문제는 일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사회 전방위적 움직임이 필요하다. 물론, 제일선은 정책과 제도의 보완으로 근본적 체질개선을 이뤄낼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 즉 소비자와 가장 가깝게 위치하며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기업들의 몫이 아닐까.

얼마 전, 락앤락은 서울숲에 도시락정원을 오픈했다. 일회용품 없는 세상을 꿈꾸며 탄생한 도시락정원은 서울숲 방문객의 쉼터이자, 친환경 메시지를 전파하는 공간이다.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 잠깐의 멈춤, 그 작은 습관이 곧 의식의 변화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조성된 곳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기업들이 ‘환경’에만 기업의 이념과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기에, 모두가 동참해야 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거대한 사회의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케팅 혹은 기업사회공헌. 첫 출발은 어떠한 형태라도 좋다. 하나라도 더 많은 기업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하나의 목소리를 지켜나갈 때, 그 때가 바로 또 다른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